입은 마르고 관절까지 아픈데 눈도 뻑뻑해요
평일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입안이 바싹 말라 물컵을 먼저 찾는 날이 있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 매트리스를 짚는 순간 손가락 마디가 뻐근해 몇 초간 펴지지 않고, 세면대 앞에 서면 눈이 모래가 들어간 듯 뻑뻑해 인공눈물부터 챙기게 됩니다. 이런 아침이 한두 번이 아니라 몇 주, 몇 달째 이어진다면 "입은 마르고 관절까지 아픈데 눈도 뻑뻑해요"라는 말이 단순한 피로의 표현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그리고 꾸준히 나타난다면 눈물샘과 침샘 등 외분비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40~60대 여성에서 더 흔하게 진단되지만 발병 시기와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눈물샘과 침샘을 공격하는 면역체계의 오류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눈물샘과 침샘 조직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림프구가 분비선 주위에 몰려들어 염증을 일으키면 눈물과 침의 생산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장기의 분비 조직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처음에는 안구건조증이나 가벼운 비염 정도로 생각하지만, 관절통과 전신 피로가 함께 나타나면서 뒤늦게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하게 됩니다.
흔한 증상과 드물게 먼저 나타나는 전신 신호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안구건조, 구강건조, 그리고 손가락·손목·무릎 관절의 통증과 아침 경직입니다. 눈은 쉽게 충혈되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며, 입은 마른 빵을 삼키기 힘들 만큼 건조해지고 충치나 구강 칸디다증이 잦아집니다. 관절통은 류마티스관절염처럼 관절이 붓고 변형되기보다 뻣뻣함과 통증 위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물샘·침샘 증상이 거의 없이 피부 혈관염이나 콩팥 이상, 신경계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전형적인 세 가지 증상이 모두 갖춰지지 않더라도 전신 증상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침샘 마름에 그치지 않고, 이 사례처럼 유방의 림프구성 유방염이나 피부 혈관염, 전신마비 등 치명적인 증상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전형적인 안구건조·구강건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유방이나 피부, 콩팥 등에 이상 징후가 먼저 보일 수 있다.[1]
쉬르머 검사부터 혈액검사까지, 수치로 보는 진단 기준
쇼그렌증후군 진단에서 핵심은 증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넘어 눈물과 침의 분비 기능을 수치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검사마다 측정 원리와 정상·경계·이상을 가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쉬르머 검사는 눈 아래 결막에 작은 종이 띠를 걸쳐두고 5분간 눈을 감은 채 기다리며 종이가 눈물에 젖는 길이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보통 10mm 이상이면 정상, 5~10mm는 경계, 5mm 미만이면 눈물 분비가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판정합니다. 검사지를 붙이는 순간 이물감 때문에 반사적으로 눈물이 더 나오는 경우가 있어, 검사 직전에는 눈을 비비거나 인공눈물을 넣지 않아야 결과가 왜곡되지 않습니다.
눈물막파괴시간, 흔히 TBUT라고 부르는 검사는 형광색소를 눈물에 섞은 뒤 눈을 뜬 채로 눈물막이 고르게 유지되다가 갈라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10초 이상 유지되면 정상이고, 5초 미만으로 짧아지면 눈물막 안정성이 떨어진 것으로 봅니다. 이 검사는 눈물의 양이 아니라 눈물막이 눈 표면을 얼마나 오래 덮어주는지를 보는 것이어서, 쉬르머 검사와 함께 봐야 전체 그림을 알 수 있습니다.
침샘 기능은 자극 없이 15분간 자연스럽게 모인 침의 양으로 가늠하며, 1.5ml 이상이면 정상, 0.1ml 이하로 떨어지면 분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로 봅니다. 혈액검사에서는 항SSA·항SSB 항체, 류마티스인자, 항핵항체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데, 이 항체들이 양성이라고 해서 곧바로 확진되는 것은 아니고 임상 증상과 다른 검사 결과를 함께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확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아랫입술 안쪽 침샘 조직을 채취해 림프구가 얼마나 몰려 있는지 보는 조직검사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공눈물부터 자가혈청까지, 상황에 맞는 안구건조 관리
안구건조 관리는 건조감의 정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건조감이 가볍고 일반 인공눈물로 충분히 조절되는 경우라면 하루 4~6회 점안액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관리가 가능하지만, 각막 손상이 뚜렷하거나 인공눈물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자가혈청이나 혈소판풍부혈장(PRP) 점안 같은 치료를 의료진과 상담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혈소판풍부혈장은 제조 시간이 자가혈청보다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모든 의료기관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콩팥·신경 증상이 동반될 때 진료가 필요한 시점
쇼그렌증후군은 눈과 입뿐 아니라 콩팥, 신경, 폐, 피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신질환입니다. 특히 콩팥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으면 소변 속 전해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생각보다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인공눈물이나 구강 보습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2~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소변량이 갑자기 늘거나 줄고 전신 근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
- 설명되지 않는 피부 자반이나 발진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 손발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신경계 증상이 혈관염을 동반한 말초신경병증으로 확인되면, 치료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가장 흔히 사용되고 그다음으로 정맥주사 면역글로불린이 사용됩니다.
「European Journal of Neurology」(2022)에 따르면 혈관염이 동반된 원발성 쇼그렌증후군 관련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로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가장 흔히 사용되며, 그다음으로 정맥주사 면역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이 사용되었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