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에 요산 수치가 높다고 나왔을 때, 숫자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건강검진 결과지에 요산 수치가 높다고 나왔다면 곧바로 통풍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수치만 보고 통풍이라고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요산은 관절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 결정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지만, 수치가 기준보다 높아도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검진표의 요산 수치는 그 시점의 혈액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통풍을 확정하는 진단 기준은 아닙니다.
검진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혈중 요산 수치는 일반적으로 남성 7.0mg/dL, 여성 6.0mg/dL를 넘으면 고요산혈증으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을 넘었다고 바로 통풍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수치만 높고 통증은 전혀 없이 수년을 지내는 경우도 흔합니다. 다만 9.0mg/dL 이상으로 올라가면 관절 안에 결정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므로 이 구간부터는 생활 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내 성인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고요산혈증 기준에 해당하고,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1]
수치가 자꾸 오르는 배경에는 겹쳐진 습관이 있습니다
요산은 체내에서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고,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생성량이 늘거나 배설량이 줄면 혈중 요산 수치가 오릅니다. 붉은 고기와 내장류, 맥주를 포함한 주류, 과당이 많은 음료는 생성량을 늘리는 대표적인 요인이고, 체중 증가와 수분 부족, 특정 이뇨제 복용은 배설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주말에 몰아서 마시는 술자리와 평소보다 적은 수분 섭취가 겹치면 월요일 아침 검진에서 수치가 갑자기 튀어 오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체중이 5kg 늘어나는 동안 요산 수치도 함께 오르는 패턴은 드물지 않으며, 체중을 다시 줄이면 수치도 함께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중, 음주, 신장 상태 —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관리 우선순위
요산 수치를 관리하는 방법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고, 어떤 요인이 수치를 끌어올렸는지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체중과 복부비만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체중 감량과 당음료 제한이 우선이지만, 체중에는 큰 문제가 없이 음주량만 많은 경우라면 음주 패턴 조정과 수분 섭취 늘리기가 더 맞는 접근입니다. 체중 감량은 월 2~3kg 속도를 넘지 않게 천천히 진행하는 쪽이 관절에도 부담이 적고, 수분 섭취는 하루 2~2.5L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다만 체중을 줄인다고 수치가 즉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며, 3개월 이상 꾸준히 유지해야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산 관리를 둘러싼 오해, 무엇이 사실일까요
요산 관리와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상식도 적지 않습니다.
- 식이 조절만으로 낮출 수 있는 수치의 폭은 제한적이며, 체중 조절과 음주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변화가 분명해집니다.
- 맥주를 소주나 와인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술의 종류보다 전체 알코올 섭취량이 수치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 통풍 발작이 없는 기간에도 관절과 신장 주변에는 결정이 서서히 쌓일 수 있습니다.
- 수분 섭취는 배설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일 뿐, 물만 많이 마신다고 수치가 근본적으로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관절 변형이나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생활 관리를 이어가야 합니다.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시점
생활 습관 조정과 별개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이 갑자기 붉어지며 부어오르고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 통증이 하루 이틀 사이에 급격히 심해져 걷기 어려운 경우, 같은 관절에서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 그리고 검진 수치가 9.0mg/dL 이상으로 계속 유지되는 경우입니다.
급성으로 통증이 심할 때는 소염제나 콜히친, 필요하면 스테로이드로 증상을 먼저 가라앉히고, 재발을 막기 위한 다음 단계로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물로 수치 자체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치료가 이어집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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