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갑자기 구토를 반복하거나 평소와 달리 기운 없이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보호자는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야 할지 아니면 좀 더 지켜봐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특히 이런 증상이 심야나 주말, 명절처럼 동네 병원 진료가 끝난 시간에 나타나면 당장 어디로 가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떤 증상일 때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지 미리 알아두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동물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대표적인 신호로는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구토와 설사,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전신 경련, 배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 소변이나 대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상태 등이 꼽힌다. 이런 증상은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일시적 스트레스로 치부하고 넘기기 쉽지만 내부 장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어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구토와 설사가 반복되면 특히 체구가 작은 소형견이나 고양이, 어린 개체일수록 짧은 시간 안에 탈수가 진행될 수 있다. 입안 점막이 마르고 처지는지, 피부를 살짝 당겨 올렸을 때 원래 모양으로 빨리 돌아오는지를 확인해 보면 탈수 정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이상 음식과 물을 거부하면서 구토가 계속된다면 야간이라도 병원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호흡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빨라지거나 가슴을 크게 들썩이며 힘겹게 숨을 쉬는 모습, 혀나 입술 색이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청색증은 응급 상황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심장이나 폐에 문제가 생겼거나 기도가 막혔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많아 즉시 가까운 응급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호흡곤란은 응급 상황의 대표적 신호 [그림=메디닉스DB]
온몸이 뻣뻣해지며 떨리는 경련이나 갑자기 의식을 잃고 반응이 없어지는 증상도 긴급하게 병원을 찾아야 하는 대표적인 신호다. 경련이 몇 분 이상 지속되거나 짧은 간격으로 반복된다면 뇌 또는 대사 이상이 원인일 수 있어 자가 판단으로 기다리기보다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부가 평소보다 크게 부풀어 오르면서 헛구역질만 하고 아무것도 토하지 못하는 증상은 대형견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확장과 관련된 응급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이 상태는 장기가 꼬이면서 혈액순환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예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초콜릿이나 포도, 양파 같은 사람 음식, 혹은 사람이 복용하는 약을 반려동물이 삼킨 것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도 바로 병원에 연락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섭취한 양이나 시간을 정확히 파악해 두면 응급실 진료 시 처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야간 방문 전 전화 확인이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교통사고나 높은 곳에서의 추락, 다른 동물과의 싸움으로 인한 외상도 당장 외관상 큰 상처가 보이지 않더라도 내부 장기 손상이 의심될 수 있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멀쩍이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여도 충격으로 인한 내출혈이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
야간에 응급 동물병원을 방문하기 전에는 미리 전화로 병원이 실제로 진료 가능한지, 어떤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동 중에는 반려동물이 흥분하거나 다치지 않도록 이동장이나 담요로 안전하게 감싸고,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양상을 메모해 두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 집에서 가까운 24시간 운영 동물병원의 위치와 연락처를 미리 확인해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면 급박한 상황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반려동물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섣불리 괜찮을 것이라 단정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에 전화로 먼저 상담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