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다가 손이 저려 깨거나 운전 중 손끝이 찌릿해지는 일이 반복되면 단순히 자세가 나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손을 털고 나면 잠시 편해져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림이 되풀이되고 일상생활이나 수면을 방해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증의 정도뿐 아니라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 언제 심해지는지가 원인을 찾는 단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압박받으면서 발생한다.
이 신경은 엄지와 검지, 중지, 약지의 엄지 쪽 일부 감각과 엄지 주변 근육의 움직임에 관여한다.
따라서 해당 부위가 따끔거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양상이 흔하다.
반면 새끼손가락 저림은 전형적인 증상에 해당하지 않아, 다른 신경 문제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증상은 서서히 시작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할 수 있다.
휴대전화나 책을 오래 들고 있을 때,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 불편해지기도 한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자는 동안 손목이 굽혀지면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행하면 저림이 지속되거나 손이 둔해지고, 단추를 채우는 등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질 수 있다.
원인을 특정한 생활 습관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손목의 구조적 특성과 반복적인 손 사용, 손목을 오래 굽히거나 젖히는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신에 따른 변화나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도 관련 요인으로 꼽힌다.
손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생길 수 있지만, 손이 저리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진료에서는 증상의 분포와 발생 시점, 감각 변화, 엄지의 힘 등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로 신경 기능을 평가하고, 초음파로 압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가검사에서 손이 저렸는지만으로 확진하기보다 증상과 진찰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동작을 줄이고, 잘 때 손목을 곧게 유지하는 보조기를 사용하는 등 비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손목을 반복해서 굽히거나 물건을 강하게 쥐는 작업도 조정 대상이다.
진통제는 단기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신경 압박의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로 보기는 어렵다.
스테로이드 주사 역시 증상을 줄일 수 있으나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이후 재발할 수 있다.
특히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엄지에 힘이 빠지고, 손끝 감각이 계속 둔하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압박이 오래 지속돼 신경과 근육 손상이 심해지면 치료 후에도 기능 회복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수술 여부는 증상의 중증도와 검사 결과, 비수술적 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손 저림을 관리하는 출발점은 무작정 참거나 손을 주무르는 데 있지 않다.
반복되는 증상의 양상을 기록하고, 기능이 떨어지기 전에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