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는 HPV 예방접종을 꼼꼼히 챙기면서 아들은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딸만 맞는 줄 알았는데 아들 HPV 예방접종도 꼭 맞혀야 하는지, 이 질문에 답을 찾고 계신 보호자분들을 위해 이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HPV는 성별과 관계없이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며, 아들에게도 접종이 권장되는 분명한 의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딸과 아들을 가리지 않습니다
HPV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의 줄임말로, 성 접촉 과정에서 피부와 점막이 맞닿으며 전파됩니다. 이 감염 경로에는 성별 구분이 없으며, 아들 역시 성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딸과 동일한 위험에 노출됩니다.
음부 사마귀(뾰족콘딜로마)의 원인 바이러스는 HPV 6, 11, 16, 18, 31, 33-35, 39형이며, 이 중 6·11형은 성기 및 자궁 경부암 발생과의 관련성이 적고 나머지는 자궁 경부암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1]
이 유형들은 여성의 자궁경부 점막뿐 아니라 남성의 생식기와 항문, 구강 점막에도 똑같이 감염을 일으킵니다. 아들이 노출되는 바이러스와 딸이 노출되는 바이러스는 다르지 않으며, 감염 이후 어떤 질환으로 이어지는지가 성별에 따라 달라질 뿐입니다.
아들 HPV 예방접종을 미루면 이어지는 문제들
예방접종 없이 감염이 반복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는 생식기와 항문 주변의 사마귀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위험 유형이 점막에 지속 감염되면 구강·인두, 항문, 음경 부위의 세포 변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만 볼 수 없는 바이러스입니다.
한국 여성 23편의 연구를 포괄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HPV 감염 여성 전체 유병률 1위 유형은 HPV-16(19.4%)이었으며, HSIL(고등급 상피내 병변)군에서는 HPV-16 35.3%, HPV-58 17.0%, HPV-52 9.0% 순, HSIL+(암 포함)군에서는 HPV-16 54.2%, HPV-18 10.5%, HPV-58 7.6% 순으로 유병률이 높았습니다.[2]
이 조사는 여성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파트너 사이에서 순환하는 바이러스 유형이 성별에 따라 갈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들에게도 참고할 배경이 됩니다. 아들이 이 유형들에 노출된 채로 성인이 되면, 훗날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고위험 유형을 옮기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떻게 진행되나요
생식기 사마귀는 초기에 통증이나 가려움 없이 작은 돌기 형태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아들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내는 일이 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돌기가 커지거나 여러 개로 늘어나 육안으로 확인되기 시작하며, 드물게는 배뇨 시 불편감이나 출혈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감염 자체가 무증상으로 잠복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눈에 보이는 사마귀 없이 점막 안에 바이러스가 남아있다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활성화되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J Korean Med Sci」(2012) 연구에서 HPV 감염률은 18~29세 여성 49.9%로 가장 높았고 40~49세 30.7%까지 낮아졌다가 70~79세 36.6%로 다시 증가하는 U자형 분포를 보였습니다.[3]
이 결과는 여성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HPV가 청소년기 한 번의 노출로 끝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성인기 전반에 걸쳐 재노출과 재활성화가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들의 접종 시기를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예방접종, 시기와 방법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나요
예방접종의 효과는 언제, 몇 회 맞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WHO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8종의 HPV 백신이 허가되어 있으며 이 중 5종이 WHO 사전승인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HPV 백신 접종은 성 활동 이전인 9~14세 소녀를 우선 대상으로 하며, 국가 일정에 따라 1회 또는 2회 접종하고, 면역 기능이 저하된 개인은 이상적으로 2~3회 접종을 권장합니다.[4]
이 기준을 아들에게 적용하면, 9~14세 아들은 1회 또는 2회 접종으로 충분하지만, 백혈병 치료 중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면역 기능이 저하된 아들이라면 2~3회 접종이 이상적으로 권장됩니다.
| 구분 | 9~14세 아들 | 면역 기능이 저하된 아들 |
|---|
| 권장 접종 횟수 | 1회 또는 2회 | 2~3회 |
| 접종 시기의 의미 | 성 경험 시작 전 접종 시 예방 효과가 가장 큽니다 | 항체 형성 확인을 위해 담당의와 일정 조율이 필요합니다 |
다만 국가별 무료 접종 프로그램은 여전히 여아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 아들의 접종은 보호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 일정을 챙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접종 나이가 지나 성 경험이 시작된 이후에 맞더라도 예방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9~14세에 맞았을 때보다 방어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진료가 필요한 시점은 언제일까요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소아청소년과나 비뇨의학과에서 접종 이력과 감염 여부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성기나 항문 주변에 사마귀 모양의 돌기가 만져지거나 눈에 보일 때
- 파트너가 HPV 관련 질환을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 면역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접종 이력이 불확실할 때
- 9~14세의 권장 접종 시기를 지나 청소년기를 보낸 경우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신호가 나타났다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진료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들 HPV 예방접종 앞에서 드는 궁금증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