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밤마다 아이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면, 보통은 나쁜 꿈 때문이라고 여기고 황급히 깨워서 달래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대응이 오히려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 아이는 사실 완전히 깨어난 상태가 아니라, 깊은 잠에서 얕은 잠으로 넘어가는 짧은 전환 구간 안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야경증’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악몽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며, 아이는 다음 날 아침 이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잠들기 전 1시간, 방 안 공기부터 다시 봅니다
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난방을 시작하는 환절기에는 아이의 뒤척임과 야경증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와 목 점막이 마르면서 작은 자극에도 몸이 쉽게 반응하고, 이는 깊은 잠에서 빠져나오는 전환 구간을 한층 거칠게 만듭니다.

잠들기 전 밤, 부모가 아이 방 습도를 점검하며 가습기를 조절하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오늘 밤부터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취침 1시간 전부터 실내 온도는 18~20도, 습도는 50~60%로 맞춥니다.
- 잠들기 30분 전에는 스마트폰과 TV 화면을 끄고 조명을 낮춥니다.
- 창문을 10분 정도 환기한 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공기청정기를 가동합니다.
- 이불과 베개는 2주에 한 번 정도 세탁하거나 햇볕에 말려 먼지와 진드기를 줄입니다.
- 주말에도 같은 시각에 재우고 깨워 수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이 중에서도 습도 50~60%와 고정된 기상 시각은 각성 전환을 매끄럽게 만들어 증상 빈도를 눈에 띄게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깨는 순간,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
흔히 ‘야경증’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의학적으로 각성장애의 한 형태입니다. 잠이 든 뒤 1~3시간 사이, 가장 깊은 비렘수면에서 얕은 수면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뇌의 일부 영역만 먼저 깨어나면서 나타납니다.

비명 지르며 깨는 순간 뇌의 공포 중추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투명 해부도 [그림=메디닉스DB]
이런 각성장애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나이가 들면서 비렘수면의 깊이가 얕아지면 빈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출생 코호트를 장기간 추적한 조사에서 야경증은 18개월 무렵, 몽유병은 10세 무렵 가장 흔하게 나타났고 부모의 병력이 있으면 아이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1]
여기에 환절기의 불규칙한 기온과 건조한 공기, 미세먼지로 인한 코막힘이 더해지면 이 전환 구간이 한층 불안정해집니다. 코가 막혀 숨쉬기가 답답해지면 잠든 상태에서도 몸이 자주 뒤척이며 깊은 잠과 얕은 잠 사이를 더 자주 오가게 되고, 그만큼 각성장애가 나타날 기회도 늘어납니다.
해가 일찍 지는 가을·겨울철에는 저녁 일정이 앞당겨지며 수면 리듬이 흔들리기 쉽고, 감기나 비염으로 열이 나면 깊은 잠의 비율이 늘어 각성장애 빈도도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야경증인지 몽유병인지, 증상으로 구별해봅니다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증상은 아닙니다. 울었는지 걸어 다녔는지, 몇 시쯔음 일어났는지에 따라 구분이 달라집니다.

야경증과 몽유병 증상을 좌우로 비교한 장면 [그림=메디닉스DB]
가장 뚜렷한 차이는 기억 여부입니다. 다음 날 아침 아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면 악몽보다는 각성장애 쪽에 가깝습니다.
건조한 계절 탓인지 수면 부족 탓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환경을 조정하는 방법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 방법은 접근 방식도,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도 다릅니다.

건조한 공기와 수면 부족이 각각 증상을 유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4단계 그림 [그림=메디닉스DB]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는 설치한 날 밤부터 체감되는 변화가 있는 반면, 수면 리듬을 바꾸는 방법은 보통 2~3주 정도 꾸준히 지켜야 효과가 드러납니다.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만 증상이 두드러진다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 조정이 먼저이고, 계절과 상관없이 평소에도 잦다면 수면 시간과 규칙적인 기상 시각을 맞추는 쪽이 더 맞습니다.
다만 환경을 세심하게 맞췄다고 해서 증상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력이 있는 아이라면 환경을 조정한 뒤에도 빈도만 줄어들 뿐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보이면 전문의 상담을 늦추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야경증과 몽유병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자라면서 저절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수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전문의 진료를 받는 아이와 걱정스레 지켜보는 보호자의 모습 [그림=메디닉스DB]
- 한 달에 여러 번, 거의 매주 나타납니다.
- 몽유병 중 계단이나 창문 쪽으로 이동해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 낮 동안 심하게 졸리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함께 나타납니다.
- 코골이나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함께 있습니다.
- 사춘기 이후에도 증상이 줄지 않고 그대로 이어집니다.
각성장애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일부에게서 이어지며, 낮 동안의 졸림이나 부상 위험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보고됩니다.
각성장애는 소아기에 그치지 않고 성인의 일부에서도 나타나며, 진단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치료는 유발 요인 조정과 임상 경험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지적됩니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