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한쪽 가슴이 찌르듯 아프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긴장성 기흉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긴장성 기흉은 폐에 생긴 구멍으로 공기가 새어 나가 흉강 안에 점점 쌓이면서 폐뿐 아니라 심장과 큰 혈관까지 눌러버리는 응급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수분 안에 쇼크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흉은 폐를 둘러싼 흉막에 구멍이 생겨 폐와 흉벽 사이 공간인 흉강으로 공기가 들어차면서 폐가 쪼그라드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의 기흉은 공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압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긴장성 기흉은 숨을 들이쉴 때만 공기가 들어가고 내쉴 때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일종의 한쪽 방향 밸브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흉강 내 압력이 계속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긴장성 기흉은 교통사고나 낙상, 흉부 자상 등으로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폐가 직접 손상되는 외상성 원인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밖에도 기존에 있던 자연기흉이 악화하거나,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 심폐소생술 도중 갈비뼈가 부러진 환자, 중심정맥관 삽입 같은 시술 과정에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어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서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합병증으로 꼽힌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남성, 흡연자,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폐기종을 앓고 있는 사람, 과거 자연기흉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기흉이 생기기 쉬운 편이고, 이 상태에서 외상이나 기침 등이 겹치면 긴장성 기흉으로 빠르게 진행될 위험이 더 커진다. 큰 수술이나 사고로 흉부에 손상을 입은 환자도 입원 중 호흡 상태 변화를 세심히 관찰해야 하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호흡곤란 증상 보이면 신속한 진찰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은 대개 매우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한쪽 가슴에서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시작되고, 숨을 쉬기가 점점 힘들어지며 호흡수가 빨라진다. 입술이나 손끝이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청색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환자는 극심한 불안감과 식은땀을 호소하며 똑바로 눕지 못하고 앉은 자세를 취하려는 경우가 많다.
질환이 진행하면 흉강 내 압력이 심장과 대정맥까지 밀어붙이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목정맥이 두드러지게 부풀어 오르고, 기도가 정상 위치에서 반대쪽으로 밀리는 소견이 관찰되며, 청진했을 때 문제가 생긴 쪽 폐에서는 숨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런 징후가 함께 나타나면 응급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긴장성 기흉이 위험한 이유는 흉강 내 압력 상승이 폐뿐 아니라 심장과 혈관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압력이 반대쪽 폐와 심장을 밀어내는 종격동 이동이 일어나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혈이 줄어들어 심박출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수 분에서 수십 분 사이에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영상 검사 결과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흉부 엑스레이나 시티 촬영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환자의 증상과 신체 진찰 소견만으로 긴장성 기흉을 진단하고 곧바로 응급 처치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한흉부외과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도 전형적인 증상이 확인되면 영상 검사보다 신속한 처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바늘 감압과 흉관삽관으로 압력을 낮춰야 [그림=메디닉스DB]
가장 기본적인 응급 처치는 가는 바늘이나 관을 이용해 흉강에 찬 공기를 빼내 압력을 낮추는 바늘 감압술이다. 이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기를 배출하기 위해 흉벽에 관을 삽입하는 흉관삽관술을 시행하게 되며, 이 과정을 거치면 눌려 있던 폐와 심장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한쪽 가슴 통증과 함께 숨이 심하게 차고, 식은땀이나 어지럼증,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스스로 병원까지 운전하거나 걸어가려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구급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과거 기흉을 앓았거나 흉부 외상을 입은 직후라면 이런 변화를 특히 더 예민하게 살펴야 한다.
평소 흡연을 하고 있다면 금연이 기흉 재발과 악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생활 습관이며,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거나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다면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흉부 수술이나 외상 이후에는 의료진의 경과 관찰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습관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