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집에서 받은 수돗물이나 지하수에서 냄새가 나거나 색이 탁해졌다는 민원이 늘고 있다. 물을 마시거나 씻은 뒤 갑자기 배탈이나 피부 가려움을 겪었다면 단순 체질 문제가 아니라 수질오염 원인을 먼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수질오염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가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호와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질오염은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폐수, 가정과 사업장의 생활하수, 농경지에서 흘러드는 농업용수, 축산 분뇨 등 여러 경로가 겹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원인만 작용하기보다 여러 오염원이 하천과 지하수로 동시에 흘러드는 복합적 상황이 흔하다는 설명이다.
산업폐수와 생활하수는 처리 과정에서 중금속이나 화학물질이 완전히 걸러지지 않으면 하천과 지하수로 흘러들 수 있다. 또한 오래된 수도 배관이 부식되면 녹이나 납 성분이 수돗물에 섞여 나올 수 있어, 건물이나 지역에 따라 같은 상수원이라도 수질 상태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농경지에서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 성분이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흘러들면 질소와 인 성분이 늘어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녹조가 심해지면 물속 산소가 줄고 일부 조류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내 식수원 관리에 어려움을 준다. 여름철 강우량이 늘고 수온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녹조 발생 빈도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농약 성분 유입으로 녹조가 발생한 하천 [그림=메디닉스DB]
가축 분뇨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거나 폐기물이 불법으로 하천에 버려지는 경우도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경로로 유입된 분뇨와 폐기물에는 대장균을 비롯한 각종 병원성 미생물이 섞여 있어 식수원이나 하천 하류 지역의 오염도를 높일 수 있다.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조리에 사용하면 갑작스러운 설사, 복통, 구토 같은 급성 장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오염된 하천이나 저수지에서 수영하거나 피부가 물에 장시간 닿으면 가려움증, 발진 같은 피부 자극이나 눈·귀 염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보고된다.
중금속이 섞인 물을 장기간 섭취하면 신장이나 신경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런 영향은 노출 농도와 기간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특정 수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수질 검사 결과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녹조가 심한 시기에는 일부 조류가 만드는 독소가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질병관리청과 관련 기관은 녹조가 발생한 하천이나 저수지에서의 직접 접촉과 음용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반려동물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돗물 색이나 냄새 이상하면 수질부터 점검 [그림=메디닉스DB]
집에서 수질을 의심할 때는 지자체 상수도사업본부나 수돗물 홈페이지에 공개된 수질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가정이라면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받아 일반세균, 질산성질소 등 주요 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급하게 물을 끓여 마시는 것도 세균성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중금속이나 화학물질은 끓인다고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수 필터를 사용할 때는 제품별로 걸러낼 수 있는 오염물질 종류가 다르므로 필터 사양을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마시거나 접촉한 뒤 설사나 복통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 피부 발진이 심해지면 자가 치료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저수조나 물탱크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녹조가 발생한 하천 접촉을 피하는 생활 습관도 수질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