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숨이 턱턱 막히고, 기침을 하다 보니 분홍빛 거품이 섞인 가래가 올라오는 경험을 했다면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이런 증상은 폐 조직과 폐포 사이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폐부종의 전형적인 신호로 알려져 있다. 폐부종은 심장 기능 저하부터 폐 자체의 손상, 신장 기능 이상까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폐부종은 폐포, 즉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작은 공기주머니와 그 주변 간질 조직에 혈액 속 체액이 새어 나와 차는 상태를 말한다. 체액이 쌓이면 폐가 정상적으로 부풀지 못해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숨이 가빠지고 기침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에 따라 심장성과 비심장성으로 크게 나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심장성 폐부종이다. 심부전으로 좌심실이 혈액을 전신으로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면 폐로 되돌아오는 혈액이 쌓이고, 폐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체액이 폐포 쪽으로 밀려나온다. 승모판막이 좁아지거나 역류가 생기는 판막질환도 같은 과정을 거쳐 폐에 체액이 고이게 만든다.
급성심근경색이나 심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갑자기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급성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증상이 수 시간, 때로는 수십 분 안에 급격히 악화하는 특징을 보이므로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응급 상황으로 봐야 한다.
심장 문제가 없어도 폐부종이 생길 수 있다. 폐렴이나 패혈증, 중증 외상 등으로 폐 혈관 벽이 손상되면 체액이 쉽게 새어 나오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비심장성 폐부종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는 흡인 역시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산소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그림=메디닉스DB]
높은 산을 빠르게 오를 때 생기는 고산성 폐부종도 비심장성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폐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독 가스나 짙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경우에도 폐 조직이 자극을 받아 체액이 차오를 수 있어 화재 현장이나 화학물질 노출 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체내 수분과 염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혈관 안에 체액이 과도하게 쌓여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이나 치료 과정에서 수액을 지나치게 많이 투여받은 경우에도 비슷한 원리로 체액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어 투여량 조절이 필요하다.
폐부종이 생기면 누워 있을 때 숨이 더 차고 앉으면 조금 편해지는 특징이 나타나며, 기침을 할 때 분홍빛이나 거품이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해지면 입술이나 손끝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호흡음을 확인하는 진찰 장면 [그림=메디닉스DB]
고령층, 기존에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고산지대를 여행하거나 등반하는 사람은 폐부종 위험이 비교적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호흡기나 심장 증상이 있던 사람이라면 작은 변화에도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흉부 엑스레이나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등을 통해 폐부종의 원인을 감별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인에 맞춰 산소 치료, 이뇨제 투여, 기저질환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향으로 알려져 있다.
숨이 급격히 가빠지고 거품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입술이 푸르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가 판단으로 시간을 끌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 폐부종은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평소 심장이나 신장 질환이 있다면 염분과 수분 섭취를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지대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서서히 고도를 높여 적응 시간을 두고, 호흡곤란이나 기침이 갑작스럽게 심해지면 미루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