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못이나 날카로운 물체에 발을 찔린 뒤, 턱이 뻣뻣해져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목이 뻣뻣하게 굳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파상풍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파상풍은 흙이나 녹슨 금속 표면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이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신경계를 침범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원인이 되는 상처와 균의 특성을 알아두면 예방과 응급 대처에 도움이 된다.
파상풍을 일으키는 균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라는 세균으로,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균은 흙, 먼지, 녹슨 금속, 동물의 배설물 등 우리 주변 환경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특별히 드문 균이 아니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서 균이나 그 포자가 상처 속으로 들어가면 감염이 시작될 수 있다.
감염 경로로는 못이나 가시처럼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깊은 상처가 대표적이다. 흙이 묻은 농기구나 정원 작업 중 생긴 상처,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 화상이나 동상으로 생긴 피부 손상, 당뇨병성 발 궤양처럼 오래 낫지 않는 만성 상처도 균이 침입하기 쉬운 통로가 된다.
상처를 통해 들어온 균은 상처 부위에서 증식하면서 테타노스파스민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독소는 신경과 신경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고 경직되도록 만드는데,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과정이 전신으로 퍼지면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깊이 찔린 상처는 즉시 세척하는 것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모든 상처가 같은 위험을 갖는 것은 아니다. 좁고 깊게 찔린 상처, 흙이나 동물의 배설물에 오염된 상처, 괴사한 조직이 많거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처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을 만들어 균이 자라기에 더 유리한 조건이 된다. 상처를 소독 없이 방치하거나 깊은 부위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험이 커진다.
예방접종을 제때 맞지 않았거나 추가접종 시기를 놓친 경우도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어린 시절 기본 접종을 마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체내 면역력이 약해지므로, 성인이 된 뒤에도 일정 주기로 추가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깊은 상처를 입었다면 병원에서 확인받는 것이 안전하다.
파상풍 증상은 보통 상처를 입은 뒤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나타난다. 초기에는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개구 장애와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흔하게 관찰되며,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거나 얼굴 표정이 굳는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후에는 등과 복부, 팔다리 근육까지 경련이 퍼지면서 몸 전체가 뒤로 젖혀지는 듯한 자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턱 벌림 장애와 목 경직은 초기 증상으로 꼽혀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까지 경직되면서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파상풍이 전염되는 병이 아니라 상처를 통한 감염으로만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상처를 입었을 때는 흐르는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충분히 씻어내고 이물질을 제거한 뒤 소독하는 것이 기본적인 응급처치다. 특히 흙이나 녹슨 물체에 찔린 상처, 동물에게 물린 상처, 깊고 좁게 찔린 상처라면 집에서 소독만 하고 끝내기보다 병원을 찾아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좋다.
평소 파상풍 기본 접종을 완료했는지, 최근 10년 안에 추가접종을 받았는지 확인해두면 상처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깊은 상처나 오염이 심한 상처를 입었다면 접종 기록과 상관없이 병원을 방문해 상처 상태와 접종 필요 여부를 함께 점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