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센터 상담실, 오전 열 시. 모니터 화면에는 이제 막 나온 골밀도 검사 결과지가 떠 있습니다. 아직 마흔도 안 됐고 생리도 규칙적인데, 화면 한쪽에 적힌 문구는 뜻밖에도 골감소증입니다. 폐경 전인데 골밀도 검사에서 골감소증이 나왔다는 결과를 받으면 대부분 당황부터 하게 됩니다. 폐경 이후에나 생기는 줄 알았던 문제가 왜 지금 나타난 것인지, 그리고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왜 중요한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폐경 전 골밀도 검사에서 확인해야 할 세 숫자
당장 불안해하기보다 결과지에 적힌 숫자 세 가지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골밀도 T값 -2.5 이하를 골다공증으로 진단합니다.[1]
- T값이 -2.5 이하면 골다공증, -1.0~-2.5 사이면 골감소증으로 분류됩니다.
- 하루 칼슘 섭취량 800~1000mg, 비타민D 800~1000IU를 기준으로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체중부하 운동을 주 3회, 회당 30분 이상 하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이라면 T값보다 Z값을 더 눈여겨봐야 합니다. T값은 젊은 성인의 최대 골량과 비교한 수치이고, Z값은 같은 연령대 여성과 비교한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Z값이 -2.0 이하로 나온다면 나이에 비해 골밀도가 뚜렷하게 낮다는 뜻이므로 원인을 찾는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 시기의 골감소증은 원인을 찾아 교정하면 되돌릴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폐경 후 골감소증과 가장 다른 부분입니다.
왜 폐경도 안 됐는데 골밀도가 떨어졌을까
약학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50세 이상 인구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은 47.9%로 보고되었습니다.[2]
다만 이 통계는 대부분 폐경 이후 연령을 포함한 수치이며, 폐경 전 진단은 성격이 다릅니다. 골감소증은 폐경 이후에만 생긴다고 짐작하기 쉽지만, 몇 가지 요인이 겹치면 이십·삼십대에도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월경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부갑상선 질환,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 극단적인 저체중이나 짧은 기간의 급격한 체중 감소, 가족 중 골다공증성 골절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다만 이런 요인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골감소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혈액검사와 호르몬 검사를 함께 확인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원발성인지 이차성인지 구분이 먼저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골다공증 진료 환자는 약 127만 명이다.[3]
이 중 폐경 전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조기에 발견될수록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골감소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며, 폐경 전 진단에서는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 구분 | 원발성 골감소증 | 이차성 골감소증 |
|---|
| 주요 원인 | 유전적 요인, 낮은 최대 골량, 마른 체형 | 무월경·조기폐경, 갑상선기능항진증, 스테로이드 장기복용, 극단적 저체중 |
| 발견 시기 |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확인되는 경우가 많음 | 생리불순, 체중감소 등 다른 증상과 함께 확인되는 경우가 많음 |
| 회복 가능성 | 생활습관 교정으로 진행을 늦추는 데 집중 | 원인 질환을 초기에 치료하면 골밀도가 다시 회복되기도 함 |
이차성 원인을 초기에 찾아 치료하면 골밀도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단이 늦어져 골밀도가 이미 많이 낮아진 뒤라면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골절을 한 번 겪고 나면 골밀도 수치가 정상화되어도 뼈의 미세구조까지 완전히 되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생활관리로 충분한 경우
폐경 전 골감소증에서 약물치료를 곧바로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원인 교정과 생활습관 관리를 먼저 시도하고, 일정 기간 후 재검사로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칼슘·비타민D 보충제와 체중부하 운동은 골밀도 감소 속도를 늦추는 기본 관리에 해당하고, 원인 질환이 확인된 경우에는 그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며, 골절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골흡수억제제 같은 약물치료를 함께 논의하게 됩니다.
골밀도 감소의 원인이 뚜렷한 이차성 질환이거나 이미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을 겪은 경우라면 약물치료를 우선 논의하는 것이 맞고,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Z값이 -1.0~-2.0 사이에 머무른다면 6개월~1년 간격의 재검사와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진행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미루면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신호들
골감소증 자체는 골절로 이어지기 전까지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겹칠 때는 다음 건강검진까지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 무월경이나 불규칙한 생리가 3개월 넘게 이어지는 경우
- 가벼운 낙상이나 일상적인 충격에도 손목·발목 골절이 생긴 경우
- 키가 1년 사이 1.5cm 이상 줄었거나 등이 눈에 띄게 굽은 경우
- 가족 중 50세 이전에 골다공증성 골절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
-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3개월 이상 복용 중인 경우
골밀도 검사에서 골감소증 단계로 확인됐을 때가 골다공증으로 진행하기 전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검사를 예약할 때 생리 주기와 상관없이 아무 날짜에나 받아도 되는지 묻는 경우가 많은데, 골밀도 검사 자체는 호르몬 주기와 무관하게 언제든 가능합니다. 다만 최근 3개월 이내 척추나 고관절 골절이 있었다면 부위에 따라 촬영이 제한될 수 있어 미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골감소증 진단서를 다시 들여다볼 때 궁금해지는 것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