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밤 11시에 불을 끄고 누웠는데 눈을 감았다 다시 뜨면 휴대폰 화면 속 시간이 새벽 2시 47분으로 바뀌어 있는 밤이 있습니다. 중원구의 한 원룸에서 혼자 일하는 30대 프리랜서는 최근 이런 밤을 거의 매일 맞이하고 있습니다.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을 손으로 가려보고 베개 위치를 몇 번이나 바꿔봐도 머리는 점점 더 또렷해지기만 합니다. 다음 날 오전 회의에서는 같은 말을 두 번씩 되묻고, 손에 든 커피는 이미 세 잔째입니다.
잠들기 전 내 방을 먼저 의심해야 하는 이유
이런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주씩 반복된다면 늦잠 습관이 아니라 수면장애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대근무로 생활 시간이 자꾸 바뀌는 분, 밤늦게까지 화면을 들여다보는 프리랜서나 수험생,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분은 수면 리듬이 쉽게 흐트러집니다. 배우자나 가족이 코골이 중간에 숨이 잠깐 멈추는 모습을 봤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면 이 역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실제로 60대 연령층에서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데, 나이가 들면서 깊은 잠이 줄고 중간에 깨는 횟수가 늘어나는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수면장애를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으로 보고, 잠들거나 잠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낮 동안 과도하게 졸린 경우, 자는 중에 잠꼬대나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1]
체온, 빛, 카페인이 수면 리듬에 끼치는 영향
수면장애는 몸 안의 변화와 몸 밖의 환경이 함께 작용해서 생깁니다. 저녁 늦게까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몸이 긴장 상태를 풀지 못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보는 휴대폰·TV 화면의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늦춥니다.

침실 온도와 습도, 카페인·알코올 섭취 시점도 수면 구조에 영향을 줍니다. 불안이나 우울감처럼 심리적인 상태도 수면장애와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진료 현장에서는 수면 문제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불안·우울 검사에서 함께 소견이 나오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8년 85만 명대에서 2022년 109만 명대로 늘었고, 이 가운데 60대 비중이 가장 컸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습니다.[2]
3주간 직접 기록해보는 자가 점검표
검사를 받기 전에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3주간 수면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아래 항목을 적어두면 내 수면장애가 환경 문제인지, 더 깊은 검사가 필요한 상태인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잠자리에 누운 뒤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록합니다. 30분을 넘는 날이 1주에 4일 이상이면 수면 시작에 어려움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 카페인 섭취 시간을 적어둡니다. 카페인은 섭취 후 5~6시간가량 체내에 남아 각성효과를 이어가기 때문에 오후 2시 이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자가관리의 기본입니다.
- 침실 온도와 습도를 확인합니다. 적정 온도는 18~20도, 습도는 40~60% 범위입니다.
- 잠들기 1시간 전부터는 휴대폰, TV 등 화면 노출을 줄이고 조명을 낮춥니다.
- 낮잠은 20분 이내로 제한하고 오후 3시 이후에는 피합니다.
- 기상 시간은 주말과 평일 차이를 30분 이내로 맞추고, 낮 동안 졸림 정도를 1~10점으로 매일 평가합니다.
3주가 지난 뒤 입면 시간이 꾸준히 줄고 낮 졸림 점수가 내려간다면 환경 조정만으로 호전되고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록상 변화가 거의 없다면 다음 단계인 검사로 넘어갈 근거가 됩니다.
자가관리 3주를 지나도 그대로라면 거치는 과정
환경과 습관을 바꿔봐도 낮 졸림이나 입면 곤란이 그대로라면 전문의 상담과 함께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합니다. 수면다원검사는 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밤새 기록하는 검사입니다.

검사 당일에는 보통 저녁 7~8시쯔음 도착해 전극을 부착하는 데 20~30분 정도가 걸리고, 이후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불을 끄고 잠을 잡니다. 전극을 붙인 채로 잠들 수 있을지 걸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첫날 밤은 다소 낯설어도 기록 자체는 무리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필요에 따라 불안·우울 정도를 살펴보는 심리검사와 갑상선, 빈혈 등을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환경 조정이 모든 경우에 똑같이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이나 우울처럼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거나 코골이 뒤에 무호흡이 숨어 있는 경우에는 습관 교정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상 강도별로 달라지는 다음 선택
모든 수면장애에 같은 대응을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증상의 정도와 동반 증상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입면까지 20~30분 정도 걸리고 최근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짐작되는 경우라면 침실 환경과 카페인 섭취 시간을 먼저 조정하는 쪽이 더 맞습니다. 반면 배우자가 호흡이 멈추는 모습을 봤다거나 3주 이상 자가관리를 지켰는데도 낮 졸림이 그대로라면 검사로 넘어가는 쪽이 더 맞습니다.
집에서 관리하다 보면 생기는 궁금증들
중원구 지역에서 수면장애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드림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319, 3층(8호선 단대오거리역·남한산성입구역 인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