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세대마다 다른 얼굴로 나타나는 난청, 누가 더 신경 써야 할까요
저녁 7시, 세 세대가 한 식탁에 모였습니다. 중학생 손자는 이어폰을 귀에서 빼지 않은 채 식사를 이어가고,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같은 질문을 두 번 반복하자 목소리를 조금 더 높여 다시 답합니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할머니는 리모컨을 들어 TV 볼륨을 평소보다 세 칸이나 올립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습관처럼 보이지만, 이 장면 안에는 난청이 나이마다 다른 얼굴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시기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영유아기, 이어폰과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청년·중년기, 그리고 내이 기능이 자연스럽게 저하되는 고령기가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고령층의 난청은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한데, 청력 저하가 대화뿐 아니라 치매 위험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어폰 소음부터 내이 노화까지, 난청의 원인은 연령마다 다릅니다
소아기의 난청은 선천적인 요인이나 반복되는 중이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유전적 소인이 함께 작용하기도 합니다. 청년기에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큰 소리를 오래 듣는 습관, 공연장이나 작업장 같은 소음 환경이 주된 배경이 됩니다. 중년기에는 과로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혈류 변화로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특정 약물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령기에는 내이 자체가 노화하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이 대표적입니다.
노인성 난청은 내이가 노화하면서 생기는 변화로, 고음부터 청력 손실이 시작돼 점차 일상 대화까지 불편해지며 달팽이관 신경세포 감소와 뇌 노화에 따른 정보 처리 속도 저하가 그 배경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 흡연 같은 혈관성 위험 요인이 더해지면 노인성 난청의 진행이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나이대별로 먼저 확인하는 것들
연령대별로 집에서 먼저 살펴볼 수 있는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기준은 반복 여부입니다. 한 번의 되묻기나 하루 정도의 먹먹함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질문을 하루 세 번 이상 되묻거나 먹먹함이 사흘 넘게 이어진다면 단순한 피로만의 문제로 보기보다 검사를 고려해볼 시점입니다.
이경검사부터 순음청력검사까지, 확인하는 순서
방음 부스에 처음 들어가는 경우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는데 이게 정상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실제로는 아주 작은 삐 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손에 쥔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검사이며, 성인은 보통 10~15분, 협조가 어려운 소아는 20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 문진과 이경검사: 귀지나 중이염 같은 기계적 원인을 먼저 확인합니다.
- 순음청력검사: 방음 부스 안에서 헤드폰을 쓰고 주파수별로 들리는 최소 소리 크기를 측정합니다.
- 어음청력검사: 실제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알아듣는지 확인합니다.
- 필요 시 영상검사: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는 경우 등에는 원인을 더 살펴보기 위해 영상검사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 결과 상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보청기 등 다음 단계를 함께 정합니다.
검사 순서는 대체로 이와 같지만,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고 3일 이상 지속되면 돌발성 난청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빨리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생활습관 교정과 보청기, 난청 관리는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청년기에 소음 노출을 줄이고 이어폰 사용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청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고령기에 접어들어 이미 진행된 노인성 난청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지원 기준에 못 미치는 손실 단계에서도 보청기 착용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국내 난청 환자의 보청기 착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현재 제도상으로는 청력이 60% 이상 떨어진 경우에만 보청기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40~60% 손실 단계에서도 보청기를 착용하면 일상생활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청기를 착용한다고 해서 모든 소리가 예전처럼 또렷하게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적응 기간 동안에는 소리가 오히려 거슬리게 느껴지거나, 주변 소음까지 함께 커진 것처럼 들려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음 노출 기간이 짧고 청력 저하가 아직 가벼운 청년층이라면 이어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청력을 점검하는 쪽이 적절하고, 이미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고령층이라면 생활습관 교정보다 보청기 상담이 더 실질적인 선택이 됩니다.

저녁 식탁에서 이어진 질문들
홍제역 주변에서 난청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홍제성모이비인후과(이비인후과)가 있으며, 위치는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413, 3층 302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