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딸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거나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깜짝 놀라 또래보다 빠른 2차 성징, 즉 성조숙증을 의심하며 포털에 성조숙증음식을 검색한다. 성조숙증은 특정 음식 하나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유전과 체중, 환경호르몬 노출, 전반적인 식습관이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식단 전체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성조숙증은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 발달이 시작되거나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등 사춘기 변화가 평균보다 2~3년 이상 빨리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키가 또래보다 갑자기 빨리 자라거나 체모가 일찍 생기는 것도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신호로 꼽힌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조숙증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소아비만,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노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정 식품을 먹었다고 바로 성조숙증이 생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체지방이 많아질수록 렙틴 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사춘기 시작을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튀김류, 패스트푸드, 탄산음료처럼 열량이 높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어 체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아이는 상대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대상으로 꼽힌다.

체지방 증가가 사춘기 시작을 앞당기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통조림이나 즉석식품 포장에 쓰이는 일부 코팅제,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아 데우는 습관에서 비롯되는 환경호르몬 노출도 함께 거론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과도하게 가열하지 말고, 뜨거운 음식은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옮겨 담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콩이나 두유 같은 식품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과 구조가 비슷해 성조숙증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도 흔히 떠돌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콩류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다른 음식과 균형을 맞춰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육류에 남아 있는 성장호르몬을 걱정하는 부모도 많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축산물은 성장촉진 목적의 호르몬 사용이 엄격히 금지·관리되고 있어 과도한 불안보다는 전체적인 식단의 균형을 챙기는 쪽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에서 권하는 식습관은 특별한 음식을 끊는 것보다 전반적인 균형에 가깝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적정량의 단백질을 챙기고 튀김이나 가공식품, 설탕이 많이 든 음료와 과자의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이 기본으로 꼽힌다.

균형 잡힌 식단이 성조숙증 예방의 기본 [그림=메디닉스DB]
식습관 못지않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수면이 부족하면 성장과 관련된 호르몬 분비 균형이 흔들릴 수 있고, 실내에서 앉아 보내는 시간이 길어 운동량이 줄면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하루 30분 이상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 규칙적인 취침 시간을 지키는 것이 함께 권장된다.
아이가 또래보다 눈에 띄게 빨리 자라거나 여아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고 남아의 고환이 커지는 변화가 보이면 식단 조절만으로 지켜보기보다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이 된 뒤 최종 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특정 음식 하나를 콕 집어 멀리한다고 성조숙증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아이의 신체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미루지 않고 병원을 찾는 태도가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