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간 초음파를 받은 뒤 지방간 소견이라는 말을 듣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포털에 지방간 약이라는 검색어부터 입력한다. 간에 기름이 꼈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먹는 약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지방간 자체를 없애주는 치료제보다 체중 조절과 생활습관 교정을 우선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지방이 정상보다 많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 줄여서 마슬드라는 새 명칭으로 정리되는 추세다.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대사 관련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되며, 과도한 음주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는 원인이 다르다.
지방간 여부는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의 간수치와 복부 초음파 검사로 대부분 확인된다. 초음파에서 간이 하얗게 번쩍이는 소견이 보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하며, 필요한 경우 섬유화 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기도 한다. 단순히 지방만 쌓인 단계인지, 염증과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간염 단계로 진행했는지에 따라 이후 관리 방향이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지방간 자체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아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치료제는 아직 많지 않다. 관련 학회들은 지방간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보다 체중 감량과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을 1차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체중을 현재보다 7에서 10퍼센트가량만 줄여도 간에 쌓인 지방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정상 간과 지방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 [그림=메디닉스DB]
해외에서는 지방간염 단계로 진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간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목적의 치료제가 최근 허가를 받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런 약은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지방간염과 섬유화가 확인된 환자에게 전문의 판단에 따라 제한적으로 처방되는 약이다. 국내 도입과 보험 적용 여부도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방간 환자 중 상당수는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함께 앓고 있는데, 이런 동반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처방되는 약물이 간접적으로 지방간 개선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이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비만 치료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이 간 지방 축적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보고가 있어 의료진은 이런 동반질환 관리를 먼저 챙기도록 안내한다.
포털이나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 간에 좋다고 알려진 비타민E나 오메가3, 밀크씨슬 성분 제품을 지방간 약 대신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성분들의 지방간 개선 효과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전문의와 상담 없이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간수치가 이미 높은 상태라면 성분에 따라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간에 좋다는 보조제들 임의복용은 주의가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음주로 인해 생긴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약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금주 또는 음주량을 크게 줄이는 것이며, 금주만으로도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간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음주 습관을 고치지 않은 채 약이나 건강식품만 챙겨 먹는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간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면 일부에서는 간염, 간경변, 드물게는 간암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지방간 소견을 받은 사람에게 연 1회 이상 간 기능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을 권고하고 있다. 수치가 꾸준히 나빠지거나 섬유화 소견이 추가되는 경우에는 간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지방간 소견을 받았다면 당장 약부터 찾기보다 식사량과 음식 종류를 점검하고,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포함한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먼저다. 기름지고 단 음식,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만으로도 간 건강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당뇨나 고지혈증 등 동반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 치료를 성실히 병행하면서 정기 검진으로 간 상태를 확인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