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두 달 전 코로나19에 걸려 일주일 격리 치료를 받고 일터로 복귀했다. 열과 기침은 가라앉았지만 이후에도 몸이 무겁고 쉽게 지치는 느낌이 계속됐다.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했다. 이처럼 급성 감염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피로감이나 여러 불편이 이어지면 롱코비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 급성 감염 이후 통상적인 회복 기간이 지났음에도 증상이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이어지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다. 세계보건기구와 질병관리청은 감염 발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도 다른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이 지속되거나 새로 나타나는 경우를 포괄적으로 이렇게 부른다고 설명한다. 아직 정확한 발생 빈도나 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증상은 만성적인 피로감이다. 이 외에도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브레인포그, 숨이 차는 느낌,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근육통과 관절통, 후각이나 미각 이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여러 증상이 동시에 겹쳐 나타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오래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러스 일부 성분이 몸속에 남아 면역계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는 가설, 과도해진 면역반응이 정상화되지 않고 염증 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설, 작은 혈전이 혈류를 방해해 조직에 산소 공급이 떨어진다는 가설,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이 흐트러졌다는 가설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아직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롱코비드 증상과 관련된 여러 신체 기전 가설 [그림=메디닉스DB]
주목할 점은 롱코비드가 반드시 중증 감염을 겪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미한 증상으로 지나갔거나 무증상이었던 사람에게서도 몇 주가 지난 뒤 피로감이나 다른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된다. 급성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연령이나 기저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혼란을 더한다.
롱코비드로 인한 피로감은 단순히 몸이 나른한 수준과는 다르다. 충분히 쉬어도 잘 회복되지 않고, 평소라면 무리가 아니었던 가벼운 집안일이나 산책 후에도 다음 날까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양상을 운동후 악화라고 부르는데, 무리하게 활동량을 늘리면 오히려 증상이 더 오래가고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활동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는 이른바 페이싱 전략을 권한다.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 느껴도 한 번에 활동량을 늘리기보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늘려가며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곤함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휴식을 취하고, 하루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는 습관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활동과 휴식 균형 맞추는 페이싱 전략 실천 [그림=메디닉스DB]
롱코비드를 확진할 수 있는 특이적인 검사법은 아직 없다. 진료 현장에서는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등 비슷한 피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먼저 배제한 뒤 감염 시기와 증상의 경과를 함께 살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거치며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증상이 이어지는 기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짧게는 몇 주 안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달 이상 지속되거나 드물게 1년 넘게 남아 있는 사례도 보고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아지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추가로 나타나기도 해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일상에서는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고 카페인과 음주를 줄이며, 수분과 균형 잡힌 식사를 챙기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4주 이상 이어지거나 출근과 가사 등 일상생활이 눈에 띄게 힘들어졌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다. 특히 숨이 심하게 차거나 가슴 통증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