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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폭우 건강피해, 재난 뒤 3년까지 추적조사 검토

급성 손상뿐 아니라 호흡기·심혈관질환과 불안·외상후스트레스까지 장기 관찰 필요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산불·폭우 건강피해, 재난 뒤 3년까지 추적조사 검토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폭우와 산불 같은 이상기후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재난 직후부터 최대 3년까지 추적하는 조사체계 마련이 검토되고 있다. 기후재난은 눈에 보이는 부상과 감염병뿐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나타나는 호흡기질환과 심혈관질환, 정신건강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수행한 이상기후에 따른 전향적 건강조사 도구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재난의 건강피해는 발생 후 2주 이내의 단기 영향부터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중장기 영향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집중호우와 태풍이 발생하면 오염된 물과 음식으로 인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침수지역의 곰팡이와 오염물질은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정전이나 의료기관 접근 제한은 만성질환자의 투약과 진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폭설과 한파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낙상, 한랭질환 위험과 관련된다. 눈을 치우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평소보다 심혈관계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빙판길 사고가 골절과 머리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산불 피해는 화상이나 급성 호흡기 자극에 그치지 않는다. 연기와 미세입자에 노출되면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악화될 수 있고 심혈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거주지를 잃거나 장기간 대피 생활을 경험한 주민에게서는 불안과 우울, 수면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9월 기후재난 직후 지역의 보건의료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기후재난 보건응급 조사 지침을 마련했다. 이 조사는 보건소가 급성 손상과 감염병 증상, 급성 스트레스 등 즉각적인 건강 문제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번 보고서는 기존 보건응급 조사와 별도로 중장기 건강영향을 평가하는 이원화 체계를 제안했다. 기후재난 발생 후 6∼12개월 이내에 기초조사를 시행하고 3년 뒤 다시 추적해 질환 발생과 악화, 의료 이용, 정신건강 변화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설문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와 국가건강검진, 응급실·입원자료를 연계하는 기반도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재난 전후의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기후재난과 질환 사이의 관련성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도 재난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건강관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산불 연기에 노출된 뒤 기침과 숨참이 지속되거나 침수 이후 발열과 설사, 피부질환이 나타나면 진료가 필요하다. 재난 이후 불면과 불안, 과도한 경계 상태가 오래 이어져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경우에도 정신건강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기후재난에 따른 건강피해는 고령자와 심폐질환자, 야외근로자, 임신부, 장기간 대피 생활을 하는 주민에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재난 대응이 구조와 복구에 머무르지 않고 신체와 정신건강의 회복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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