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후 남성 중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살짝 새어 나오거나, 예전보다 발기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은 노화 때문으로만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골반 바닥을 지탱하는 골반저근이 약해진 신호일 수 있다. 이럴 때 흔히 여성 산후 회복 운동으로 알려진 케겔운동이 남성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골반저근은 방광과 직장, 남성의 경우 음경 뿌리 부분까지 아래에서 받쳐주는 근육층을 말한다. 이 근육이 튼튼해야 소변과 대변을 참는 힘이 유지되고, 발기와 사정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혈류와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이가 들거나 전립선 수술을 받은 뒤, 혹은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 이어지면 골반저근이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은 남성은 수술 후 일시적으로 요실금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케겔운동을 병행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비뇨의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대한비뇨의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도 수술 전후 골반저근 운동을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케겔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의 골반저근 위치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소변을 보다가 중간에 흐름을 멈춰보는 것으로, 이때 힘이 들어가는 근육이 바로 골반저근이다. 다만 이 방법은 위치를 확인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실제 운동은 소변을 볼 때가 아니라 평소에 따로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골반저근 위치 파악이 운동의 첫걸음 [그림=메디닉스DB]
위치를 확인했다면 항문을 조이듯 골반저근에 힘을 주고 5초에서 10초 정도 유지한 뒤 천천히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 복부나 엉덩이, 허벅지 근육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숨을 참지 않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이어가는 것이 요령이다. 처음에는 짧게 시작해 점차 유지 시간과 반복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는 하루 세 차례 정도, 한 번에 10회에서 15회 반복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앉아 있을 때나 걷는 중, 텔레비전을 보는 동안에도 특별한 도구 없이 할 수 있어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기에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꼽힌다. 다만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최소 수 주에서 수개월의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골반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하루에 너무 많이 반복하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 통증이나 배뇨 불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 중 두통이나 복부 통증이 느껴진다면 자세와 방법을 다시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실천 가능한 운동 [그림=메디닉스DB]
케겔운동은 조루나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문제를 겪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골반저근이 사정을 조절하는 근육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꾸준한 훈련이 사정 시점을 조절하는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이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케겔운동만으로 모든 배뇨 및 성기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이나 전립선 질환, 신경계 이상 등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자가 운동에만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에서는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고, 스마트폰 알림을 활용해 반복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변이 자주 새거나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남는 증상, 발기 유지가 눈에 띄게 어려워지는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비뇨의학과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