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한 모금에 이가 찌릿하게 아리거나,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었을 때 순간적으로 통증이 올라오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다. 이런 증상은 흔히 '시린이'라고 불리는 치아 지각과민증으로, 포털에서 '시린이 약'을 검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시중에서 '시린이 약'으로 불리는 제품은 대부분 전문의약품이 아니라 지각과민 완화 성분을 넣은 치약이나 구강용 제품을 뜻한다.
치아가 시리게 느껴지는 것은 겉을 덮고 있는 단단한 법랑질이 얇아지거나 사라지면서 안쪽의 상아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아질에는 작은 관처럼 생긴 상아세관이 촘촘히 뻗어 있는데, 이 통로가 외부로 노출되면 찬 음식이나 단 음식, 심지어 찬 바람에도 자극이 바로 신경까지 전달돼 통증이 느껴진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치게 세게 양치질을 하거나 거친 칫솔, 연마력이 강한 치약을 오래 사용하는 습관이다.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식초 등 산도가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법랑질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산 부식도 시린이의 흔한 배경으로 꼽힌다.
잇몸 질환으로 치은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 부분이 드러나는 잇몸 퇴축도 중요한 원인이다. 치아 뿌리에는 법랑질이 없어 상아질이 바로 노출돼 있기 때문에 잇몸이 조금만 내려가도 시린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 즉 이갈이도 치아 표면을 미세하게 손상시켜 지각과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시린이는 상아질이 노출돼 생기는 증상 [그림=메디닉스DB]
충치나 깨진 치아, 오래된 충전물 가장자리가 들뜬 경우에도 비슷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미백 치료를 받은 직후 일시적으로 치아가 민감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보다는 양치 습관과 식습관, 치료 이력을 함께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시린이 약' 혹은 '시린이 치약'으로 불리는 제품은 질산칼륨이나 염화스트론튬, 불화석 등의 성분을 담고 있다. 이들 성분은 신경으로 통하는 상아세관을 막거나 신경 자극을 둔화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치약은 일반 치약과 쓰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양치 후 곧바로 물로 헹궈내기보다 성분이 치아 표면에 머물도록 가볍게 뱉어내는 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고 보통 몇 주간 꾸준히 사용해야 체감되는 경우가 많아 단기간 사용 후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지속하는 것이 권장된다.

자극 적은 치약과 부드러운 칫솔 선택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시판 제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찬 자극뿐 아니라 뜨거운 음식에도 심하게 반응하는 경우, 특별한 자극 없이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잇몸이 붓고 치아 색이 변하는 경우에는 충치나 치아 균열, 신경 염증 등을 의심하고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과에서는 증상 정도에 따라 불소 바니시 도포, 상아세관을 막아주는 전용 코팅제 시술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잇몸 퇴축이 심한 경우에는 잇몸 이식술을, 충치나 균열이 신경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신경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 자가 관리만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는 부드러운 모의 칫솔을 사용하고 너무 힘을 주어 닦지 않는 습관이 기본이다. 탄산음료나 산도가 높은 음식을 먹은 직후에는 바로 양치하기보다 30분 정도 지난 뒤 닦는 것이 법랑질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자가 치료에 의존하기보다 가까운 치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