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유난히 목이 마르고 소변량이 늘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피로감과 속 메스꺼움, 변비까지 겹친다면 단순한 과로가 아니라 혈액 속 칼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고칼슘혈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칼슘혈증은 뼈와 신장, 신경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치하면 증상이 점차 심해질 수 있다.
고칼슘혈증은 혈액 속 칼슘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부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꼽힌다. 부갑상선은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곳에 양성 종양이나 과형성이 생기면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와 혈액으로 과도하게 이동한다.
암 환자에게서도 고칼슘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암세포는 뼈를 직접 침범하거나 뼈를 녹이는 물질을 분비해 칼슘을 혈액으로 밀어낸다. 비타민D나 칼슘 보충제를 장기간 과다 복용한 경우, 오랜 기간 거동이 어려워 뼈에 자극이 가지 않는 경우에도 칼슘 수치가 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칼슘혈증의 초기 증상은 모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쉽게 피로해지고 기운이 없으며, 유난히 목이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는데도 소변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식욕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꺼우며 변비가 심해지는 것도 흔히 동반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 농도가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뼈에서 칼슘이 계속 빠져나와 뼈가 약해지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이 늘면서 신장에 결석이 생기기 쉬워지고, 옆구리나 아랫배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신장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경우도 보고된다.

칼슘 과다는 신장결석과 뼈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이 심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혼란스러워하거나 기억력이 흐려지는 등 인지 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이나 혈압 변화가 동반될 수 있어 방치하지 말고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심한 구토가 지속된다면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칼슘혈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 중 혈액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혈중 칼슘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이뤄지며, 원인을 찾기 위해 부갑상선호르몬 수치나 비타민D 농도, 신장 기능 검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요한 경우 영상검사로 종양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원인이라면 수술로 문제가 되는 부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이 고려될 수 있고, 암이 원인인 경우에는 해당 질환 치료가 우선된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수액을 투여하거나 약물로 혈중 칼슘 농도를 먼저 낮추는 처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기에는 수액과 약물로 칼슘 농도를 낮춘다 [그림=메디닉스DB]
대한내분비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고칼슘혈증의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단순 피로나 소화불량으로 오인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평소와 다른 신체 변화가 지속된다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폐경 이후 여성이나 고령층, 만성질환으로 오랜 기간 누워 지내는 사람, 비타민D나 칼슘 보충제를 임의로 과다 복용하는 사람은 고칼슘혈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칼슘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평소와 다르게 갈증이 심해지고 소변량이 눈에 띄게 늘었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변비와 메스꺼움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뼈통증이나 옆구리 통증, 집중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칼슘이나 비타민D 보충제는 의사와 상담 없이 장기간 많은 양을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신장 부담을 줄이고, 거동이 어려운 가족이 있다면 가능한 범위에서 몸을 움직이도록 돕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의심되면 자가 진단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