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나 스키, 제설작업처럼 영하권 추위에 오래 노출되는 활동을 하다 보면 손끝과 발끝이 유독 시리다가 어느 순간 감각이 사라지고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변화가 단순히 추워서 생기는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동상’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동상은 피부와 그 아래 조직이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혈류가 크게 줄어 세포가 손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몸통보다 혈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손가락과 발가락, 코끝, 귓바퀴, 뺨 같은 말단 부위에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가벼운 초기 단계에서는 해당 부위 피부가 붉어지거나 반대로 하얗게, 때로는 밀랍처럼 뿌옇게 변하면서 따끔거림과 저림, 감각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 이 시점에 추위에서 벗어나 적절히 대처하면 조직 손상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추위 노출이 더 길어지면 피부가 단단하고 뻣뻣하게 굳으면서 맑거나 혈액이 섞인 물집이 생기는 중등도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오히려 통증이 줄고 감각이 완전히 둔해지는 경우가 있어, 당장 아프지 않다고 괜찮다고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동상 진행 단계에 따른 피부 변화 [그림=메디닉스DB]
가장 심한 단계에서는 피부색이 짙은 자줏빛이나 검은색에 가깝게 변하면서 조직 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손가락이나 발가락 일부 조직을 잃을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런 변화가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젖은 옷이나 장갑, 양말을 오래 착용하거나 강한 바람에 노출되는 경우, 음주와 흡연, 당뇨나 말초혈관질환처럼 혈액순환이 떨어지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꽉 끼는 신발을 신은 경우에 동상 위험이 더 커진다고 한다.
동상과 자주 혼동되는 저체온증은 몸의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 체온이 떨어지는 상태로, 심한 몸 떨림과 의식 저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추운 환경에서는 두 상태가 동시에 올 수 있어 전신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동상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따뜻한 실내로 옮기고 젖은 옷과 장갑, 신발, 양말을 벗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피부를 손으로 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은 조직을 더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동상 응급처치는 미온수로 천천히 [그림=메디닉스DB]
해당 부위는 섭씨 37~39도 정도의 미온수에 20~30분가량 천천히 담가 서서히 녹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이나 난로, 뜨거운 물에 직접 쬐는 방식은 피부 손상을 키울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녹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혈류가 돌아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생긴 물집은 스스로 터뜨리지 말고, 동상 부위로 다시 걷거나 한 번 녹인 부위를 재동결시키는 일은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녹인 후에는 마른 거즈나 깨끗한 천으로 느슨하게 감싸고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색 변화가 오래가고, 녹인 뒤에도 감각이 돌아오지 않거나 통증이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 발열이나 전신 상태 악화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에는 겹겹이 옷을 입고 손발을 건조하게 유지하며, 장시간 야외 노출을 피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