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래도 웹툰이랑 웹소설 이것저것 찍먹 많이 하는 편인데, 요즘은 진짜 오랜만에 “아 큰일났다” 싶은 작품을 만났음. 처음엔 그냥 썸네일이랑 소개글 보고 가볍게 들어갔거든? 근데 1화 보고 “어? 이것 좀 맛있는데” 하다가 정신 차리니까 최신화까지 순식간에 밀어버림. 특히 초반에는 살짝 익숙한 설정 같아서 방심했는데, 중반부터 캐릭터들 서사 한 겹씩 벗겨지는 구간에서 완전 제대로 꽂혔음. 나중엔 밥 먹을 때도 그 장면 생각나고, 자기 전에 “한 화만 더” 하다가 새벽 넘기는 패턴 그대로 재발함. 역시 덕질은 사람을 잠 못 자게 만듦.

내가 최근 빠진 포인트는 그냥 스토리만 재밌다는 수준이 아니라, 캐릭터 간 텐션이 진짜 미쳤다는 거임. 주인공이 무작정 먼치킨으로 다 때려부수는 타입도 아닌데, 그렇다고 답답하지도 않고, 주변 인물들도 소모품처럼 안 써서 더 좋았음. 특히 라이벌 포지션 캐가 나오면 보통 한쪽만 멋있고 한쪽은 들러리 되는 경우 많잖아. 근데 이건 둘 다 살아 있어서 붙을 때마다 심장 뛰더라. 대사도 괜히 있어 보이려고 힘준 느낌 아니고, 딱 그 캐릭터 입에서 나올 법해서 몰입감이 좋았음. 요즘은 이런 작품 만나면 댓글창 구경하는 재미까지 세트라서, 나 같은 사람 또 있나 확인하러 내려가는 맛도 있음.

솔직히 제일 위험한 건 원작 있으면 결국 못 참고 원작까지 달리게 된다는 거. “웹툰만 보자” 해놓고 설정 궁금해서 웹소설 넘어갔다가, 외전 있나 찾아보고, 팬들 추측글까지 읽고, 다시 처음부터 복습하는 루트 탔음. 이쯤 되면 콘텐츠를 즐기는 건지, 콘텐츠에 인생을 헌납하는 건지 모르겠음. 근데 또 이런 시기가 제일 행복하긴 하더라. 뭔가 하루 중간중간에 기대할 게 생기는 느낌? 출근이나 할 일 끝내고 집 와서 이어보기 누르는 그 순간이 진짜 소소한 보상 같음.

혹시 요즘 여러분도 이렇게 한 작품에 제대로 감긴 거 있음? 장르 안 가리고, “초반 좀 버티면 미친다” 싶은 거나 캐릭터 맛집인 거 있으면 추천 좀 해줘봐. 나 지금 한 작품 끝나갈 때마다 금단 오는 상태라 다음 타자 미리 구해놔야 됨. 진짜 덕후 인생, 평화로운 줄 알았는데 또 한동안은 과몰입 모드로 살아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