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가 먼저 늘었다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들은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몰아서 하기보다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꾸준히 걷는 저강도 유산소, 이른바 존2 운동이 체지방 관리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존2는 운동 시 심박수를 다섯 단계로 나눈 운동생리학 개념 중 두 번째 구간을 말한다. 최대심박수의 약 60에서 70퍼센트 수준으로, 옆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가 기준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강도 인터벌과 달리 운동 중에도 호흡이 편안하게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운동 중 몸이 에너지를 끌어오는 방식은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숨이 가쁠 정도의 고강도 운동에서는 근육이 탄수화물을 우선적으로 소모하는 반면, 존2처럼 낮은 강도를 오래 유지하는 운동에서는 지방을 산화해 에너지로 쓰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짧고 강한 운동보다 길고 느린 운동이 체지방 감량에 유리하다고 보는 이유다.
겨울철에는 저강도 운동의 이점이 더 두드러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과 관절이 평소보다 뻣뻣해져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이 부상이나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반면 존2 걷기는 체온을 서서히 끌어올리면서도 관절과 심혈관계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 추운 계절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다.
대한의학회 산하 여러 학회는 성인에게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존2 걷기는 이 권고에 부합하면서도 운동 강도가 낮아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실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체지방 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숨 차지 않게 걷는 존2 운동 실천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본인의 운동 강도가 존2 구간에 속하는지는 간단한 방법으로 가늠할 수 있다.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값을 최대심박수로 보고 그 60에서 70퍼센트에 해당하는 심박수를 목표로 삼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심박수를 따로 측정하기 어렵다면 걷거나 운동하면서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확인하는 토크 테스트로도 대략적인 기준을 잡을 수 있다.
체지방 감량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운동 강도가 아니라 누적된 운동 시간이다. 고강도 운동은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주지만 체력 소모가 커 쉽게 지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존2 걷기는 피로감이 적어 하루 30분씩 꾸준히 이어가기 쉽고, 결과적으로 한 달 누적 운동량에서 더 큰 지방 소모로 이어질 수 있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면 체지방 감량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과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적당한 신체 활동은 야간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겨울철 활동량 저하로 생기기 쉬운 체력 저하를 막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스스로 정하기보다 담당 의사와 상담한 뒤 적절한 운동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추운 야외에서 장시간 걷는 경우 혈압 변화가 평소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존2 걷기를 실천할 때는 해가 떠 있는 낮 시간대를 활용하고,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바람막이 겉옷과 장갑을 챙기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처음에는 15분씩 짧게 시작해 1~2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이 부담 없이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