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체중이 줄다가 어느 순간 멈추는 시기가 온다. 식단과 운동량은 그대로인데 체중계 숫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조급해져 유산소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체중계보다 근육량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체중 정체의 상당 부분이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줄어든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초기에는 식이 조절만으로도 몸무게가 빠르게 줄어든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 단백질도 함께 분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근육량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낮아지는데, 기초대사량은 하루 동안 가만히 있어도 소모되는 열량을 뜻한다. 결국 같은 양을 먹어도 전보다 덜 소모하게 되면서 체중 감량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이런 현상을 흔히 체중 정체기라 부른다. 많은 사람이 정체기를 식단을 더 줄이거나 유산소 운동을 늘려야 하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미 근육이 줄어든 상태에서 식사량만 더 줄이면 몸은 에너지 부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근육 분해를 더 촉진할 수 있다. 악순환이 반복되면 체중은 줄어도 체형과 체력은 오히려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 등 관련 학회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근력운동은 근육 단백질 합성을 자극해 기존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일부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근육량이 유지되면 기초대사량 저하를 막을 수 있어 정체기를 더 짧게 지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스쿼트는 집에서도 특별한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하체 근력운동으로 꼽힌다. 허벅지와 엉덩이, 종아리 등 몸에서 가장 큰 근육군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적은 시간을 투자해도 운동 효과가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큰 근육을 자주 움직이면 그만큼 소모되는 열량과 자극받는 근섬유의 양도 늘어난다.

근육 유지에 도움되는 맨몸 근력운동 동작 /사진=AI 생성 이미지
운동 전문가들은 체중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면 유산소 운동 시간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주 2~3회 정도 전신 근력운동을 추가하는 방법을 권한다. 스쿼트, 런지, 플랭크처럼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을 묶어 한 세트로 구성하면 운동 경험이 적어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처음에는 횟수보다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데 집중하는 것이 부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근육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 못지않게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식사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단백질까지 함께 부족해지면 근육 손실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체중 감량 중에도 살코기, 생선, 두부, 달걀, 콩류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끼니마다 고르게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도 근육량 유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근육 회복과 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가 흐트러질 수 있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근육 분해가 촉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져 있다. 체중 정체기를 겪는 동안에는 운동과 식단뿐 아니라 수면과 휴식도 함께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체중계 숫자만으로 감량 성과를 판단하면 근육량 변화를 놓치기 쉽다. 체성분 분석이 가능한 체중계나 보건소, 피트니스센터의 간단한 측정을 통해 체지방량과 근육량을 함께 확인하면 정체기의 원인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체중은 그대로지만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량이 줄었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체중 정체기가 길어진다고 해서 무리하게 굶거나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근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어지럼증이나 생리불순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정체기가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