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이 지난 아이와 놀이터에 나갔다가, 옆에 있던 또래 엄마로부터 '우리 애는 그맘때 두 단어씩 붙여 말했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 마련입니다. 이 시기의 언어발달은 단순히 말이 트이는 속도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사회성·주의력·청력 발달과 맞물려 있어 함께 살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두 돌 언어발달, 특히 눈여겨봐야 하는 상황
만 24개월 무렵의 아이는 일반적으로 두 단어를 조합해 말하고 간단한 두 단계 지시를 따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여전히 열 개 안팎에 머물거나, 원하는 것을 손으로 가리키기만 하고 소리 내어 요구하지 않는다면 발달 상황을 좀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른둥이로 태어난 경우, 중이염을 반복해서 앓은 경우, 가족 중에 말이 늦었거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는 언어발달지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여기에 더해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 적고 미디어 노출 시간이 긴 환경도 언어 자극이 부족해지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시기의 관찰이 중요한 이유는 장기추적 결과에서도 확인됩니다.
만 3세경 언어발달지연으로 진단된 경우 약 30%, 만 4세경 진단된 경우 약 40%가 8세 이후까지 언어지연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그만큼 두 돌 전후의 관찰과 대응 시점이 이후 학령기 학습, 또래관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이라는 의미입니다.
언어가 늦은 아이에게서 함께 살펴야 할 신호들
언어발달지연은 혼자 떨어져 있는 증상이 아니라 청력, 사회적 상호작용, 주의력 발달과 서로 얽혀 있는 신호입니다. 말이 늦은 아이를 평가할 때는 단어 수만 세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반응하는지, 눈을 맞추는지, 이름을 불렀을 때 돌아보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실제로 발달 영역을 함께 평가한 연구에서도 이런 연관성이 확인됩니다.
18~36개월 영유아 36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발달지체군(10.9%)은 정상군에 비해 CBCL의 위축, 주의집중문제, DSM 전반적 발달문제 척도의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즉 언어표현이 늦은 아이 중 일부는 위축된 모습이나 주의 유지의 어려움을 함께 보이기도 하므로, 언어평가와 더불어 행동·정서 영역까지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먼저 확인해볼 수 있는 발달 신호
정밀한 평가를 받기 전에도 가정에서 먼저 확인해볼 수 있는 신호가 있습니다.
- 이름을 불렀을 때 두 번 중 한 번 이상 돌아보는지 확인합니다.
-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손을 잡아끌기만 하지 않고 소리나 단어로 표현하는지 살펴봅니다.
- 간단한 두 단계 지시를 따라 하는지 확인합니다.
- 낯선 사람과 친숙한 사람에게 다른 반응을 보이며 눈을 맞추는지 살펴봅니다.
-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옹알이 대신 단어를 흉내 내려는 시도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개월수에 따라 정리한 관찰과 대응 순서
개월수와 상황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24개월 전후: 소아청소년과에서 청력선별검사와 K-DST 등 발달선별검사를 먼저 받아 언어 외 다른 발달영역도 함께 확인합니다.
- 심화평가 권고를 받은 경우 1개월 이내에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밀평가를 진행합니다.
- 정밀평가에서 언어발달지연이 확인되면 3개월 단위로 어휘 수와 문장 길이 변화를 기록하며 경과를 점검합니다.
- 6개월 뒤에도 진전이 더디다면 청력, 사회성, 인지영역을 포함한 재평가를 통해 접근 방향을 다시 조정합니다.
심화평가 권고라는 결과지를 받으면 이미 장애로 진단된 것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실제 의미는 다릅니다.
K-DST에서 심화평가 권고는 해당 영역이 −1표준편차 미만이면서 추가질문에서 하나라도 '예'로 답한 경우로 판정되며, 이 판정을 받은 영유아의 약 75%에서 실제 발달장애가 확인될 가능성이 있어 전문기관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3]
다시 말해 심화평가 권고는 확진이 아니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선별 신호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켜보기와 언어치료, 상황에 따른 선택
지켜보기와 언어치료 병행,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두 선택지 모두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아직 두텁지 않다는 점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 구분 | 적합한 경우 | 알아둘 점 |
|---|
| 관찰 지켜보기 | 표현언어만 약간 늦고 이해력·사회성·청력은 또래와 비슷한 경우 | 일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잡히지만 정기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
| 언어치료 병행 | 이해력까지 함께 늦거나 심화평가 권고를 받은 경우, 사회적 상호작용이 또래보다 처지는 경우 | 무치료군과 비교한 적응행동 개선 근거는 있으나 근거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
언어치료의 효과를 다룬 국내 근거를 살펴보면, 이 판단이 왜 조심스러운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언어발달지연 아동 대상 언어치료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5편을 검토해, 무치료군과 비교했을 때는 적응행동(Vineland) 개선 근거가 있었으나 지역사회서비스 등 active control군과 비교했을 때는 효과가 일관되지 않아 최종 권고등급을 '불충분'으로 심의했습니다.[4]
표현언어만 늦고 이해력·사회성이 또래 수준을 따라가고 있다면 일정 기간 지켜보며 재평가하는 쪽이, 이해력도 함께 늦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뚜렷하게 처지는 모습이 보인다면 언어치료를 병행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쪽이 더 맞습니다.
두 돌 언어발달, 짚고 넘어갈 질문들
두 돌 전후 언어발달을 두고 보호자들이 자주 떠올리는 궁금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