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이 뒤뚱거리고 소변을 자주 지리거나, 아기가 유독 머리가 크고 토를 자주 한다면 수두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두증은 뇌 속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쌓여 뇌실이 커지고 뇌를 압박하는 질환으로, 나이와 원인에 따라 증상이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수두증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며 완충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축적돼 뇌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이다. 뇌척수액이 뇌실 안에 쌓이면 주변 뇌조직을 압박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두개골 봉합이 아직 닫히지 않은 영유아는 뇌압이 오르면 머리둘레가 또래보다 빠르게 커지고, 정수리 부위 대천문이 팽만하거나 단단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수유량이 줄고 구토를 반복하며 평소와 달리 축 늘어지거나 지나치게 보채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뇌압이 심해지면 눈동자가 아래쪽으로 몰려 흰 눈자위가 많이 보이는 이른바 해지는 눈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두피 혈관이 두드러지게 비치거나 머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자주 취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신경외과 진료가 필요하다.
성인이나 청소년에서는 뇌척수액이 갑자기 막혀 압력이 급격히 오르는 급성 수두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두통과 반복되는 구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의식이 점점 흐려지는 양상이 동반되면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년층에서는 뇌척수액 압력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도 서서히 뇌실이 커지는 정상압수두증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걸음걸이가 짧고 질질 끄는 듯 변하거나 보폭이 좁아지고 방향을 바꿀 때 균형을 잃는 보행장애가 초기 증상으로 두드러진다.

보행장애는 정상압수두증의 대표적 초기신호 /사진=AI 생성 이미지
보행장애와 함께 소변을 참기 어려워 자주 실수하는 요실금,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인지기능 저하가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치매나 단순 노화로 오해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두증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으로 뇌실 크기와 뇌척수액 양상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요추천자 등을 통해 뇌척수액을 일부 뽑아 증상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수두증 여부와 원인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수두증은 선천적으로 뇌척수액 통로가 좁거나 막혀 생기기도 하고, 뇌출혈이나 뇌수막염 같은 감염을 앓은 뒤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노년층에서는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도 정상압수두증이 나타날 수 있어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핵심으로, 뇌실에 관을 삽입해 복강 등으로 액체를 배출시키는 션트 수술이나 내시경으로 새로운 순환 통로를 만드는 수술이 시행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아기가 또래보다 머리둘레가 빠르게 늘거나 구토와 보챔이 반복되면 미루지 말고 소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중년 이후 걸음이 눈에 띄게 둔해지고 소변 실수와 기억력 저하가 함께 생긴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나 신경외과를 찾아 조기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