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이나 병원 진료 과정에서 소변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마침 생리 중이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다. 검사 결과지에 혈뇨나 단백뇨 소견이 적혀 있으면 괜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생리 기간에 받은 소변검사는 생리혈이 섞여 결과가 왜곡될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변검사는 소변 속 적혈구, 백혈구, 단백질, 세균, 당 등의 성분을 통해 신장이나 방광, 요로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기본 검사다. 건강검진은 물론 요로감염이 의심될 때, 임신 여부를 확인할 때도 자주 시행된다. 비교적 간단하지만 채취 과정에서 오염이 생기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생리 중에는 질에서 나오는 생리혈이 소변에 섞여 들어가기 쉽다. 이 경우 실제로는 신장이나 방광에 문제가 없는데도 소변 속 적혈구 수치가 높게 나와 혈뇨로 오인될 수 있다. 또 생리혈 속 세포와 단백질 성분이 함께 검출돼 단백뇨 소견처럼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소변검사는 소변 속 호르몬인 사람융모성선자극호르몬을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생리 자체가 결과를 직접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생리혈이 섞여 시약과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면 판독이 어려워지거나 애매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가능하면 생리 기간을 피해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변 속에서 백혈구나 세균이 함께 검출되면 요로감염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감염이 없어도 생리혈이 섞이면서 염증 반응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증상이 없다면 성급하게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기보다 생리가 끝난 뒤 다시 검사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변검체는 채취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따라서 병원이나 건강검진 기관을 방문할 때는 현재 생리 중이라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도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검사 전 생리 여부나 복용 중인 약물 등 몸 상태를 사전에 알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재검사 여부나 채뇨 방법을 조정할 수 있다.
생리 중 소변검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채뇨 방법에 신경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변을 받기 전 질 입구와 그 주변을 깨끗한 물이나 티슈로 가볍게 닦고, 처음 나오는 소변은 흘려보낸 뒤 중간 소변만 받는 중간뇨 채취법을 쓰면 오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탐폰이나 생리컵을 사용하는 경우 오염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국가건강검진이나 회사 정기검진처럼 미리 일정이 정해진 검사라면 생리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날짜를 조정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미 생리 중에 검사를 받아 소변검사 결과에서 혈뇨나 단백뇨 소견이 나왔다면 당장 큰 병을 의심하기보다 검진 기관에 생리 여부를 알리고 재검사 절차를 안내받는 것이 순서다.
일반적으로 생리가 끝난 뒤 이틀에서 사흘 정도 지난 시점에 다시 소변검사를 받으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검사에서도 혈뇨나 단백뇨, 세균뇨 소견이 반복해서 나온다면 생리와 무관하게 신장이나 방광, 요로 쪽에 실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변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검사 일정을 생리 기간과 겹치지 않게 조정하고, 불가피하게 생리 중 검사를 받게 됐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미리 알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검사 전후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외음부 청결을 유지하면 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결과가 애매하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병원에서 재검사나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