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가 아니어도 날 해산물을 먹은 뒤 갑자기 고열과 오한, 근육통이 함께 찾아왔다면 단순 식중독이 아니라 패혈증일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간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덜 익힌 굴이나 조개를 먹은 뒤 몸이 급격히 나빠진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독소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장기 기능까지 떨어뜨리는 상태를 말한다. 음식으로 인한 패혈증은 세균에 오염된 식품을 먹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물에 닿았을 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원인균은 비브리오불니피쿠스다. 이 균은 바닷물이나 갯벌에 서식하며 덜 익힌 굴, 조개, 생선 등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균에 감염되면 짧은 시간 안에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가벼운 장염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간경변, 당뇨병, 알코올성 간질환,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같은 균에도 훨씬 심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날 해산물 섭취 자체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패혈증 초기 증상은 식중독과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발열, 오한, 근육통, 메스꺼움이 먼저 나타나고 몇 시간 안에 다리나 팔에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기면서 급속도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피부 변화가 동반된다면 패혈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피부에 급속히 번지는 반점은 패혈증 의심 신호 /사진=AI 생성 이미지
증상이 진행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숨이 가빠지는 등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 발생 후 시간 싸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비브리오균 외에도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대장균 등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장염을 앓다가 균이 혈액으로 퍼져 패혈증으로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덜 익힌 육류, 세척이 충분하지 않은 채소와 과일,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상온에 오래 방치된 조리식품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피부에 상처나 찰과상이 있는 사람이 바닷물이나 갯벌에 직접 닿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하면 음식을 먹지 않아도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물놀이나 어패류 손질 전후 상처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굴, 조개, 생선 등 해산물을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패류를 충분히 가열해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날것으로 먹을 경우에는 신선도와 보관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조리 과정에서도 날 해산물과 익힌 음식, 채소를 다루는 도구와 그릇을 구분해 교차오염을 막아야 한다. 냉장 보관 온도를 지키고 조리 후에는 가능한 빨리 먹는 것이 세균 증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날 해산물을 먹은 뒤 몇 시간 안에 고열, 오한, 근육통과 함께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생긴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간질환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가볍게 느껴져도 빠르게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