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가 평소와 다르게 축 늘어지고 젖을 잘 빨지 않으며 체온이 자꾸 오르내린다면 보호자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신생아 패혈증은 세균 등 병원체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장기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응급 질환으로, 증상이 모호해 초기에 알아채기 어렵지만 진행이 빨라 빠른 병원 방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신생아 패혈증은 생후 28일 이내의 아기에게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혈류를 통해 전신에 퍼지면서 발생하는 전신성 감염을 말한다. 성인이나 큰 아이와 달리 신생아는 면역 체계가 아직 미성숙해 감염이 국소 부위에 머물지 않고 빠르게 전신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짧은 시간 안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발생 시점에 따라 생후 72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조발형과 그 이후에 나타나는 지발형으로 구분한다. 조발형은 분만 과정에서 산모의 산도에 있던 균이 아기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고, 지발형은 병원이나 가정환경에서 노출된 균에 의한 감염, 또는 의료기구 사용 과정에서 생긴 감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출생 체중이 적은 경우, 분만 전 양막이 오래 파열된 경우, 분만 중 산모에게 열이 있었던 경우 등은 신생아 패혈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심정맥관이나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기구를 장기간 사용하는 신생아도 감염에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신생아 패혈증의 증상은 어른처럼 열이 뚜렷하게 나거나 특정 부위가 아프다고 표현하는 식이 아니라 매우 비특이적으로 나타난다. 체온이 정상보다 높거나 오히려 낮게 떨어지는 체온 불안정, 평소보다 축 늘어지고 반응이 둔해지는 상태, 수유를 거부하거나 먹는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 대표적인 초기 신호로 꼽힌다.
호흡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해지고 숨을 쉴 때 신음 소리를 내는 경우, 피부색이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거나 얼룩덜룩해지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한 증상이다. 평소보다 과민하게 울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조용해지는 변화, 황달이 갑자기 심해지는 양상 역시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맥박산소측정기로 신생아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배양 검사가 가장 기본이 되며, 원인균을 확인하는 동시에 백혈구 수치와 염증 반응을 보는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뇌수막염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척수액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호흡기 증상이 두드러지면 가슴 영상 검사를 통해 폐렴 등 동반 질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패혈증이 의심되면 즉시 광범위 항생제를 정맥으로 투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후 배양 검사에서 원인균이 확인되면 그에 맞는 항생제로 조정하고, 아기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체온과 호흡, 수분 균형을 면밀히 관찰하며 필요하면 산소 공급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함께 받게 된다.
치료가 늦어지면 세균이 뇌수막까지 침범해 뇌수막염으로 이어지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패혈성 쇼크로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생존과 후유증 여부를 가르는 요인이 된다. 치료 후 회복하더라도 일부 아기에게서는 발달 지연 등 신경학적 영향이 남을 수 있어 꾸준한 추적 관찰이 권고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임신 35주에서 37주 사이 산모를 대상으로 하는 B형 사슬알균 선별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분만 중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해 아기에게 균이 전달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으며, 분만 전 양막 파열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의료진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신생아를 돌보기 전 손을 깨끗이 씻고, 감기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가족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생후 1개월 이내 아기가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평소보다 축 늘어지거나 젖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