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모씨는 최근 책을 읽다가 글자 가운데 부분이 흐릿하게 뭉개져 보이는 것을 느꼈다. 신문 속 가로줄이 휘어 보이는 느낌도 들었다. 노안이 심해진 것으로만 여겼지만 증상이 계속되자 안과를 찾았고, 황반변성 검사를 받은 뒤 초기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 황반변성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어 조기 검사가 중요하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으로 사물의 중심을 선명하게 보고 색과 세밀한 형태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황반 조직이 노화하거나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황반변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50대 이후 발생률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노인성 눈질환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증상은 사물의 중심 부분이 흐릿하거나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직선이 구부러지거나 휘어 보이는 변시증도 흔하게 나타나며, 글자를 읽을 때 가운데 글자가 빠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색의 선명도가 떨어지거나 밝기 대비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건성 황반변성과 비교적 빠르게 시력이 저하되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뉜다. 건성은 황반 아래 노폐물인 드루젠이 쌓이면서 조직이 서서히 얇아지는 형태이고, 습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겨 출혈이나 체액이 새어나오면서 급격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고령, 흡연, 가족력,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혈관질환, 장기간의 자외선 노출 등은 황반변성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금연이 예방의 첫걸음으로 권장된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자가 점검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 검사가 있다. 가로세로 선이 격자무늬로 그려진 종이를 눈앞 30센티미터 정도 거리에 두고 한쪽 눈씩 가린 뒤 중심의 점을 바라보며 선이 휘어 보이거나 끊겨 보이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암슬러 격자로 직선 휘어짐을 확인하는 자가 검사 /사진=AI 생성 이미지
자가 점검에서 이상이 느껴지면 안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시력검사와 안저검사로 망막 상태를 살피고, 빛간섭단층촬영(OCT)을 통해 황반의 미세한 두께와 구조 변화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형광안저혈관조영술로 혈관 누출 여부도 함께 살핀다.
OCT 검사는 통증이 없고 짧은 시간에 진행되며 황반 부위의 단층 영상을 통해 드루젠이나 신생혈관, 체액 축적 여부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초기 단계에서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아 정기적인 검사로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안구 내 주사치료 등을 통해 신생혈관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가 이뤄질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시력 보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진행이 상당히 이뤄진 뒤에는 치료로도 시력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풍부한 녹색채소,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등 항산화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도 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2년마다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시야 중심이 흐려지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는 변화를 느꼈다면 미루지 말고 안과를 찾아 황반변성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