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기를 재우다 보면 갑자기 '빠드득' 하는 이 가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는 부모가 많다. 아기 이갈이는 이가 막 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유아기까지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다만 소리가 너무 크거나 낮 동안에도 자주 반복되고 이가 눈에 띄게 닳는다면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갈이는 의학적으로 브루시즘이라고 부르며, 위아래 치아를 맞대고 좌우로 비비거나 꽉 깨무는 행동을 말한다. 어른의 이갈이는 대체로 스트레스나 수면장애와 관련이 깊지만, 아기의 경우는 치아가 새로 자라나면서 생기는 생리적인 반응일 가능성이 크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각을 스스로 탐색하거나 조절하려는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기 이갈이는 보통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 첫 젖니가 올라오는 시기에 처음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위아래 젖니가 모두 자리를 잡아가는 2~3세 무렵 다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새로 맞물리는 치아 사이의 교합을 몸이 익히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중 이갈이가 특히 많이 관찰되는 이유는 얕은 잠과 깊은 잠을 오가는 수면 단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이 얕아지는 전환 구간에서 턱 근육의 긴장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면서 이를 맞물고 비비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낮 동안 쌓인 긴장이나 흥분이 밤에 풀리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부분의 아기 이갈이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치아가 자리를 잡고 나면 저절로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아직 젖니라 영구치처럼 심하게 손상될 위험이 비교적 낮고, 성장하면서 턱뼈와 근육의 조절 능력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옅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볍게 몇 달 정도 나타나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갈이로 인한 치아 마모는 소아치과에서 확인 가능 /사진=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이갈이가 낮에도 수시로 나타나거나, 이가 유난히 많이 닳아 끝이 평평해지고 색이 변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턱을 만지거나 벌릴 때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아침에 유난히 짜증을 많이 내고 식사 중 씹기를 힘들어한다면 단순한 성장 과정을 넘어선 신호일 수 있어 소아치과 진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코막힘이나 비염으로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있는 아기, 낮 동안 긴장할 일이 많거나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기에서 이갈이가 더 잦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는 교합이 고르지 않은 경우에도 아기가 불편한 감각을 해소하려고 이를 맞대어 비비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소아치과에서는 치아 마모 정도와 교합 상태를 살펴 이갈이로 인한 영향을 확인한다. 치아 표면이 매끈하게 닳았는지, 턱관절 움직임에 이상이 없는지를 관찰하고 필요하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변화를 추적하게 된다. 영구치가 나기 전까지는 대개 특별한 장치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이다.
가정에서는 잠들기 전 아기가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긴장하지 않도록 조용하고 일정한 취침 루틴을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 전 격한 놀이나 자극적인 영상 시청을 줄이고, 포근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가볍게 몸을 다독여주는 습관이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가 심하게 닳거나 깨진 흔적이 보이거나, 이갈이와 함께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코골이, 무호흡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소아치과나 소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은 성장 과정의 일부이지만 몇 달 이상 심하게 지속되거나 치아 손상이 걱정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