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부딪히거나 다친 일이 없는데 갑자기 한쪽 가슴이 콕콕 찌르듯 아프고 숨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면 기흉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체한 느낌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이 숨을 들이쉴 때마다 더 심해지고 호흡이 점점 가빠진다면 가볍게 볼 증상이 아니다.
기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이라는 두 겹의 막 사이, 원래 비어 있어야 할 공간에 공기가 차는 상태를 말한다. 이 공간에 공기가 들어차면 폐가 정상적으로 펴지지 못하고 눌리면서 호흡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공기가 차는 양에 따라 경미한 경우부터 응급 상황까지 폭이 넓은 질환이다.
특별한 외상이나 질병 없이 저절로 발생하는 경우를 원발성 자연기흉이라고 부른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남성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 꼭대기 부위 표면에 작은 공기주머니가 생겼다가 터지면서 공기가 흉막 공간으로 새어 나가는 것이 주된 기전으로 설명된다.
반면 기존에 폐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경우는 속발성 기흉으로 구분한다. 폐에 구멍이 생기기 쉬운 폐기종, 과거 결핵을 앓은 뒤 남은 흉터 조직, 폐섬유화 같은 기저질환이 있으면 중년 이후에도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폐 기능이 이미 저하된 상태라 증상이 더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흡연은 기흉 발생과 재발 모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담배 연기가 폐 조직을 손상시켜 작은 공기주머니가 잘 생기게 만들고, 한 번 기흉을 겪은 사람이 흡연을 계속하면 반대쪽 폐나 같은 쪽에서 다시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연은 재발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활 습관으로 거론된다.
외부 충격으로 발생하는 외상성 기흉도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늑골이 부러져 폐를 찌르는 경우, 또는 중심정맥관 삽입이나 폐 조직검사 같은 의료 시술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흉막이 손상되면서 공기가 새어 들어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흉부에 강한 충격을 받은 뒤 호흡이 이상하다면 이 역시 의심해야 할 상황이다.

기흉은 흉부 엑스레이로 비교적 빠르게 확인 가능 /사진=AI 생성 이미지
기흉의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가슴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찌르는 듯한 통증과 호흡곤란이다. 숨을 깊게 들이쉬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마른기침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공기가 많이 차오르면 어지럼증이나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단순 근육통과는 구분된다.
공기가 지속적으로 새어 들어가 흉막 공간 압력이 크게 높아지면 심장과 혈관을 눌러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긴장성 기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의식이 흐려지거나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위급한 상태로 분류된다.
진단은 흉부 엑스레이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공기가 찬 범위가 작거나 애매한 경우에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으로 보다 정밀하게 확인한다. 반복적으로 기흉을 겪었거나 기저 폐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폐 전체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검사가 병행되기도 한다.
치료는 공기가 찬 양과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공기 양이 적고 증상이 가볍다면 경과를 관찰하며 자연 흡수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호흡곤란이 뚜렷하거나 공기 양이 많으면 흉관을 삽입해 공기를 빼내는 처치가 필요하다.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수술적으로 원인 부위를 제거하는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평소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거나 가족 중 기흉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흡연을 피하고 급격한 기압 변화가 생기는 비행기 탑승이나 스쿠버다이빙 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기흉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갑자기 함께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