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섞이거나 간혹 핏빛이 비치는 경험을 하고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은 국내 만성 신장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IgA 신병증의 신호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일 IgA 신병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희귀의약품을 국내에서 허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허가가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IgA 신병증은 근본적인 발병 기전을 겨냥한 치료제가 부족해 증상 완화 위주의 관리에 머물러 있었다.
IgA 신병증은 혈액 속 비정상적인 IgA 항체가 신장의 사구체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신장의 여과 기능을 서서히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1차성 사구체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혈뇨나 단백뇨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감기 등 호흡기 감염을 앓은 뒤 며칠 안에 눈에 보일 정도의 혈뇨가 나타나는 환자도 있으며, 병이 진행되면 몸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는 변화를 겪기도 한다.
문제는 상당수 환자에서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증상이 서서히 나빠진다는 점이다. 일부는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태까지 이를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혈뇨 단백뇨 확인하는 소변검사 /사진=AI 생성 이미지
지금까지는 혈압약 계열인 ACE 억제제나 ARB,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활용해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 손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의 치료가 중심이었다. 질환을 일으키는 면역 기전 자체를 직접 겨냥한 치료제는 많지 않았다.
이번에 허가된 치료제는 질환의 근본적인 면역 반응에 작용하는 방식으로 분류되는 약물로, 기존 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추가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식약처는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 특성을 고려해 관련 절차에 따라 이번 허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허가된 약물도 전문의약품으로, 환자 개개인의 신장 기능과 병의 진행 단계를 고려해 신장내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처방 여부가 결정된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는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쳐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IgA 신병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있어 담당 의료기관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에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며,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은 임의로 장기간 복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변에서 거품이나 핏빛이 반복적으로 보이거나 다리와 얼굴이 자주 붓는다면 미루지 말고 신장내과를 찾아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 IgA 신병증으로 진단된 환자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신장 기능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