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환자가 약국에서 받은 약 포장을 손끝으로 더듬어 점자 표기를 확인하려 해도 정보가 부족하거나 틀려 엉뚱한 약을 복용하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0일 의약품 포장에 표기되는 점자 정보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발표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의약품의 명칭과 용법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 표기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손끝으로 만져 읽는 점자가 실제 약을 구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표기 내용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의약품 포장에 들어가는 점자는 제품명 일부만 축약돼 표기되는 경우가 많아, 이름이 비슷한 약을 혼동하거나 용법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러 성분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 시각장애인일수록 혼란을 겪기 쉽다는 우려가 있었다.
점자 정보가 부정확하면 시각장애인 환자는 가족이나 약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약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곧 과다복용이나 복용 누락 같은 복약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의약품 포장이 손끝으로 확인하는 거의 유일한 정보 수단이라는 점에서 표기의 정확성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의약품 포장에 표기된 점자 정보 /사진=AI 생성 이미지
식약처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점자 표기 대상과 방식에 관한 기준을 세분화하고, 제약업계가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성 지침을 마련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장 제조 단계에서부터 점자 표기 오류를 줄이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 목표다.
아울러 시각장애인이 점자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세부 복약 정보는 음성 안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같은 디지털 수단과 연계해 보완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손끝으로 읽는 점자와 음성 정보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해야 복약 안전성이 실질적으로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개선 방안에 따라 포장 디자인과 점자 표기 공정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점자 표기는 포장 면적이 한정된 의약품 특성상 추가 비용과 공정 변경이 수반되는 작업이어서, 업계와의 협의 과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가 시각장애인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복약 안전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정보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야 환자가 안전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점자와 음성 안내를 함께 활용한 복약 확인 /사진=AI 생성 이미지
전문가들은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저시력 고령 환자에게도 점자나 확대 문자 같은 보완적 표기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년층 환자 중에는 시력 저하로 작은 글씨를 읽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점자 표기 개선이 더 넓은 범위의 복약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언급된다.
시각장애인 환자나 보호자는 처방받은 약의 점자 표기가 실제 제품명과 일치하는지 약국에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비슷하게 생긴 약이 여러 개 있을 때는 포장을 따로 보관하거나 표시를 추가해 혼동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점자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다른 약과 구분이 어렵다면 그 자리에서 약사에게 다시 설명을 요청하고, 필요하면 음성 안내 애플리케이션 등 보조 수단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안전한 복약에 도움이 된다. 복용 중인 약이 바뀔 때마다 점자 표기를 새로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