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쓰는 인공호흡기나 인슐린펌프, 영상진단기기 등 의료기기가 인터넷이나 병원 내부망에 연결되는 경우가 늘면서 해킹으로 기기가 오작동하거나 환자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이런 위험에 대응해 의료기기 허가 단계부터 사이버보안 요건을 점검하는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네트워크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의료기기가 빠르게 늘면서 해킹이나 악성코드 감염으로 기기 오작동, 개인정보 유출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가이드라인은 제조업체가 제품을 허가받을 때 사이버보안 위험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기에 어떤 소프트웨어 구성요소가 들어 있는지, 알려진 취약점은 없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절차가 핵심이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의료기기는 출시 이후에도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견될 수 있어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은 제조사가 제품 수명주기 전체에 걸쳐 보안 패치와 업데이트 계획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정비됐다.

개인용 의료기기도 보안 업데이트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런 변화는 국내만의 흐름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미국 등 주요국 규제기관이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식약처는 이번 개정이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맞추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해킹은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다뤄진다. 인공호흡기나 심장박동기처럼 생명유지와 연결된 기기가 외부 공격으로 멈추거나 잘못된 신호를 보내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이 쓰는 영상진단기기나 환자 모니터링 장비도 병원 내부 전산망에 연결돼 있어, 한 기기가 뚫리면 다른 의료정보시스템까지 피해가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보안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결된 의료기기 네트워크 보안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제조업체는 이번 개정에 따라 허가 신청서에 사이버보안 관련 자료를 더 구체적으로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업계가 새 기준에 맞춰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자나 의료기관이 당장 복잡한 기술적 내용을 전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쓰는 의료기기나 개인용 건강관리기기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안내가 오면 가능한 빨리 반영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 쓰는 혈당측정기나 인슐린펌프 같은 개인용 의료기기도 제조사가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면 되도록 빨리 적용하는 것이 좋다. 기기가 평소와 다르게 작동하거나 측정값이 갑자기 이상하게 바뀌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제조사나 의료진에게 문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