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질환이 진행된 위장관기질종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마련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귀암 치료에 사용하는 표적항암제의 국내 사용을 허가하면서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성인 진행성 위장관기질종양 치료에 사용하는 수입 희귀의약품 '퀸락정 50밀리그램'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주성분은 리프레티닙으로, 기존에 이매티닙을 포함한 3종 이상의 키나아제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위장관기질종양은 위나 소장 등 소화관 벽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종양이다. 일반적인 위암이나 대장암과 달리 위장관의 간질세포 또는 그 전구세포와 관련된 조직에서 발생하며, 종양의 발생 위치와 크기, 세포분열 정도 등에 따라 재발과 전이 위험이 달라진다.
이 질환은 KIT 또는 PDGFRA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분자적 특성 때문에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는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이매티닙이다. 그러나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약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거나 암이 다시 진행되는 환자도 있다. 이후 수니티닙과 레고라페닙 등 다른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병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번에 허가된 리프레티닙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키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기존 약제와 구별되는 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은 진행성 환자에게 후속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치료 효과는 앞서 시행된 국제 다기관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리프레티닙을 투여받은 환자 85명과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 44명을 비교한 INVICTUS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6.3개월과 1.0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은 치료 중 암이 악화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는 기간을 뜻한다.
다만 이 결과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효과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환자의 이전 치료 이력과 전신 상태, 종양 특성에 따라 실제 치료 경과는 달라질 수 있다.
안전성 관리도 중요하다. 리프레티닙 치료 과정에서는 탈모, 피로, 메스꺼움, 근육통과 피부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압 변화와 심장 기능 관련 이상반응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의료진은 치료 효과뿐 아니라 환자의 일상생활과 부작용 발생 여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번 허가는 국내 희귀암 치료 환경에서도 의미가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 대상으로 지정해 심사를 진행했다. 새로운 치료법의 도입을 촉진하면서도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토하는 허가 체계가 적용된 것이다.
다만 국내 품목허가가 곧바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나 모든 의료기관에서의 즉각적인 처방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치료 접근성은 국내 공급 일정과 약가, 급여 여부 등에 영향을 받는다. 환자들은 담당 전문의와 치료 가능성을 상담하고 관련 제도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허가를 희귀암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기존 표적치료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암의 진행을 늦추고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 앞으로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될 안전성 및 치료 성과 자료가 국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