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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노출 경험 있는 파킨슨병 환자, 운동 증상 더 심할 가능성

환자 9000여 명 분석에서 직업적 농약 노출과 증상 중증도 연관성 확인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농약 노출 경험 있는 파킨슨병 환자, 운동 증상 더 심할 가능성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농업과 조경, 방역 업무 등에서 농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파킨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운동 기능과 일부 비운동 증상이 더 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약 노출이 파킨슨병을 직접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환자의 직업력과 환경 노출 이력을 진료 과정에서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제학술지 npj Parkinson’s Diseas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 9000여 명의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직업적 농약 노출 경험과 질환의 중증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농약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환자군에서 운동 기능 저하와 일부 비운동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대표적인 운동 증상으로는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는 손 떨림과 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근육의 뻣뻣함, 자세 불안정 등이 있다. 걸을 때 한쪽 팔을 잘 흔들지 않거나 발을 끄는 모습, 글씨가 이전보다 작아지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떨림이 없다고 파킨슨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는 떨림보다 몸이 느려지고 표정이 줄어드는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동작이 둔해지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변화도 초기 신호가 될 수 있다.

운동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증상이 먼저 발생하기도 한다. 후각 저하와 변비, 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심하게 움직이는 렘수면행동장애, 우울감, 불안, 피로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증상은 다른 질환이나 생활환경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어 한 가지 증상만으로 파킨슨병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나이와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제초제와 살충제 등 특정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환경이 위험 증가와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농약의 종류와 노출 농도, 기간이 다양하고 개인별 유전적 차이도 있어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 역시 농약 노출과 증상의 중증도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을 뿐 원인과 결과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농약 노출 여부가 환자의 기억에 의존해 조사됐을 가능성이 있고 작업환경이나 보호장비 사용 여부, 정확한 노출량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의료진이 파킨슨병 환자의 직업과 과거 작업환경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성은 커졌다. 농업이나 원예, 산림 관리, 해충 방제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했다면 사용한 화학제품의 종류와 작업 기간, 보호장비 착용 여부를 진료 시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농약을 사용하는 사람은 제품에 표시된 희석 비율과 사용법을 지키고 장갑과 보호복, 마스크 등 적절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작업 중 음식물을 먹거나 흡연하는 행동은 피하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피부를 깨끗이 씻고 오염된 옷을 분리해 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환기에도 주의해야 한다.

농약을 사용한 뒤 어지럼증과 구토, 호흡곤란, 시야 이상, 과도한 침 분비,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났다면 급성 중독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사용한 제품의 용기나 제품명을 의료진에게 알려주면 평가와 처치에 도움이 된다.

한쪽 손의 떨림이나 동작 저하, 보행 변화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은 하나의 검사만으로 확진하는 질환이 아니며 증상의 양상과 신경학적 진찰, 약물 반응,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조기에 상태를 확인하면 약물치료와 운동,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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