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입부터 인플루엔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9월 11일 0시부터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통상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진 뒤 독감 환자가 늘어난다는 인식과 달리 올해는 절기 초반부터 유행 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학교와 학원 등 집단생활 시간이 긴 학생층에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정과 직장에서도 생활 방역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으로 불리지만 일반적인 감기와는 증상의 강도와 진행 양상이 다르다. 감기가 콧물과 코막힘, 가벼운 인후통을 중심으로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심한 피로감이 동반될 수 있다. 마른기침이나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만으로 감기와 독감을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도 증상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온몸이 아프거나 기침이 심해진다면 무리하게 등교하거나 출근하기보다 휴식을 취하고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감이 유행할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생활 습관은 손 위생이다. 외출 후와 식사 전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과 코, 입을 만지는 습관도 줄이는 것이 좋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바닥 대신 휴지나 옷소매 안쪽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실내 환기도 중요하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창문을 닫은 채 냉난방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호흡기 비말과 에어로졸이 머물기 쉽다. 학교와 사무실, 학원, 병원 대기실처럼 여러 사람이 장시간 함께 있는 공간은 일정한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 붐비는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도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로가 이어지면 감염에 대응하는 신체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시고 단백질과 채소를 고르게 섭취하되 건강기능식품이나 특정 음식만으로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어서는 곤란하다. 기본적인 위생수칙과 예방접종, 증상 발생 시 적절한 진료가 우선이다.
어린이와 임신부,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때 폐렴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숨이 차는 증상, 가슴 통증, 의식 저하, 심한 탈수 등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가 축 처지거나 호흡이 가빠지고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경우에도 진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예방접종은 접종 직후 곧바로 충분한 면역이 생기는 방식이 아니므로 국가예방접종 대상과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접종 가능 여부와 시기는 연령, 기저질환, 과거 이상반응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올해 독감 유행은 겨울이 오기 전부터 시작됐다. 열이 난 뒤 대응하는 것보다 손 씻기와 환기, 기침 예절, 충분한 휴식 같은 기본 수칙을 일상에 먼저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도 가을철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