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등산이나 낚시를 하다가 갑자기 몸이 심하게 떨리고 손발이 둔해지면서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가 있다.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저체온증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현장 응급처치와 병원 내 치료로 나뉘며, 얼마나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느냐가 예후를 좌우한다.
저체온증은 추운 날씨에 오래 노출되거나 물에 젖은 옷을 입은 채 체온을 빼앗길 때 주로 발생한다. 등산이나 캠핑, 수상 레저 활동뿐 아니라 난방이 되지 않는 실내에서 오래 머무는 노인이나 영유아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음주 후 야외에서 잠들거나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에도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위험이 커진다.
경증 저체온증은 몸이 스스로 떨림을 일으켜 열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말이 느려지거나 어눌해지는 증상이 동반된다. 이 단계에서는 빠르게 따뜻한 환경으로 옮기고 체온을 보존하는 조치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체온이 더 떨어져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하면 떨림이 오히려 멈추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걸음이 불안정해지고 졸음이 심해진다. 중증 단계에서는 의식을 잃거나 맥박과 호흡이 약해지고 불규칙해질 수 있어 심정지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응급 상황으로 분류된다.
현장에서는 먼저 환자를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고 젖은 옷을 모두 벗긴 뒤 마른 담요나 옷으로 몸통 중심으로 감싸야 한다. 머리와 목, 몸통을 우선적으로 보온하는 것이 중요하며 땅바닥의 냉기를 차단하기 위해 깔개를 깔아주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젖은 옷 벗기고 마른 담요로 몸통부터 감싸야 /사진=AI 생성 이미지
의식이 있는 경증 환자에게는 따뜻한 무카페인, 무알코올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할 수 있지만 술이나 커피는 체온을 더 떨어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팔다리를 세게 문지르거나 급격히 움직이게 하면 차가워진 혈액이 심장으로 몰려 오히려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병원에서는 체온을 정확히 측정한 뒤 담요나 온열 기구를 이용한 능동적 외부 가온을 시행하고, 중등도 이상에서는 따뜻하게 데운 수액을 정맥으로 공급하거나 가온된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이 함께 사용된다. 심장 부정맥이 동반될 수 있어 치료 중에는 심전도와 맥박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체온이 매우 낮거나 심정지에 가까운 중증 환자의 경우 체외순환 장치를 이용해 혈액을 직접 데우는 체내 가온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중증 저체온증은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히 옮기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이 통하지 않고, 떨림이 멈추면서 오히려 몸이 뻣뻣해지거나 맥박과 호흡이 약하게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숨을 쉬지 않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것이 권고된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겨울철 야외활동 시 땀이나 물기에 젖었을 때 바로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바람을 막아주는 겉옷을 겹쳐 입는 것이 좋다. 노인이나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조금이라도 의식이 흐려지거나 몸이 심하게 떨리는 증상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