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어깨나 등에 부항을 뜨고 난 뒤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거나 물집이 잡혀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부항은 오랫동안 근육통과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널리 쓰여 온 시술이지만, 피부에 강한 흡입력을 가하는 만큼 멍이나 수포 같은 가벼운 반응부터 드물게는 화상이나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부항은 컵 모양의 기구로 피부 표면에 음압을 만들어 혈액과 체액을 모세혈관 쪽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한의원에서는 어깨 결림이나 요통, 피로 해소를 목적으로 많이 시행하며, 가정용 흡입식 부항기를 구입해 스스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만 흡입 강도와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반응은 시술 부위가 동그랗게 붉거나 자주색으로 변하는 멍, 이른바 울혈이다. 피부 아래 모세혈관이 일시적으로 터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보통 1~2주 안에 색이 옅어지며 저절로 사라진다. 다만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시술을 받으면 울혈이 가라앉기 전에 다시 쌓여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다.
흡입력이 과도하거나 피부가 얇고 약한 사람의 경우 물집, 즉 수포가 생기기도 한다. 수포는 피부 표층이 자극을 받아 체액이 고이면서 발생하는데, 터뜨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라앉도록 두는 것이 원칙이다. 억지로 터뜨리면 상처가 외부에 노출돼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지고, 이 경우 감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불로 산소를 태워 음압을 만든 뒤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내고 피를 뽑아내는 습부항, 이른바 사혈 부항은 건식 부항보다 부작용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처 부위를 통해 세균이 들어가면 염증이나 화농성 감염으로 번질 수 있고, 불을 다루는 과정에서 피부에 화상을 입는 사고도 보고된다.
시술 도중이나 끝난 뒤 갑자기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다. 통증이나 압박 자극에 몸이 과민하게 반응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미주신경성 반응 때문으로, 심하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시술 전 공복 상태이거나 평소 저혈압 경향이 있다면 이런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부항 후 어지럼증 느껴지면 잠시 눕는 것이 좋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같은 부위에 부항을 반복해서 뜨면 피부에 갈색이나 짙은 자국이 남는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고, 피부가 유독 약한 사람은 흉터로 남는 경우도 있다. 한 번 생긴 색소침착은 사라지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어 같은 자리에 짧은 간격으로 반복 시술을 받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당뇨를 앓고 있거나 혈액이 잘 멈추지 않는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사람, 혈전용해제나 항혈소판제 같은 혈액을 묻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부항 뜬 자리의 출혈이나 상처가 쉽게 낫지 않을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염이나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부위, 임신부의 배와 허리 부위도 시술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충분히 소독되지 않은 컵이나 도구를 재사용하거나, 자격을 갖추지 않은 곳에서 비위생적으로 시술을 받으면 감염 위험이 한층 커진다. 가정용 부항기를 사용할 때도 사용 전후 도구를 깨끗이 세척하고, 터진 수포나 상처가 있는 피부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술 후 붉은 기운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주변으로 퍼지거나, 열감과 함께 고열이 나거나, 물집이 터진 자리에서 노란 진물이나 고름이 나온다면 단순한 멍이 아니라 감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통증이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 경우도 진료가 필요한 신호다.
부항은 자격을 갖춘 한의사에게 적정한 강도와 시간으로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시술 후에는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물집이나 상처를 억지로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혈액응고 관련 질환이나 당뇨가 있다면 시술 전 미리 알리고, 같은 부위에 짧은 간격으로 반복해서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