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아침저녁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여름 내내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두꺼운 겨울 이불을 다시 꺼내 쓰는 가정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오래 보관해둔 이불을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덮고 자면 그 안에 쌓인 집먼지진드기와 먼지가 코와 피부에 직접 닿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먼지진드기는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진드기로,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이나 땀, 먼지를 먹이로 삼아 살아간다. 온도 20도에서 25도, 습도 70퍼센트 안팎의 환경에서 가장 왕성하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두껍고 포근한 겨울 이불은 사람 체온으로 데워지면서 오히려 진드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되기 쉽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집먼지진드기는 실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물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장기간 노출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기존 질환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일 몸에 닿는 두꺼운 겨울 이불의 경우 적어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자는 동안 흘리는 땀과 떨어지는 각질, 외부에서 묻어오는 먼지가 계속 쌓이는 만큼 세탁 주기를 놓치면 그만큼 진드기가 번식할 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온수 세탁으로 진드기 제거 효과 높여야 /사진=AI 생성 이미지
세탁할 때는 물 온도가 중요하다. 섭씨 55도 이상 온수에서 세탁해야 집먼지진드기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찬물이나 미온수로만 세탁하면 눈에 보이는 먼지는 제거되지만 진드기와 그 알까지 사멸시키는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세탁을 마친 뒤에는 이불을 완전히 말리는 과정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덜 마른 상태로 서둘러 장롱에 넣어두면 남아 있는 습기 때문에 오히려 진드기와 곰팡이가 더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세탁기에 넣기 어려운 두꺼운 솜이불이나 극세사 이불은 맑은 날을 골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두세 시간 이상 직사광선에 널어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조 중간에 이불을 가볍게 두드려 먼지를 털어내고 뒤집어 널면 안쪽까지 햇볕과 바람이 닿아 습기와 먼지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햇볕에 이불 널어 두드려 먼지 제거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불 커버와 베개 커버는 두꺼운 이불 자체보다 더 자주, 가능하면 매주 한 번씩 세탁하는 것이 좋다. 매트리스 커버나 패드 역시 주기적으로 세탁하거나 교체해야 이불 세탁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진드기와 먼지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
겨울 이불을 꺼낸 뒤 갑자기 재채기와 콧물이 잦아지거나 눈이 가렵고 피부에 붉은 발진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침구 관리 상태에 따라 증상이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다.
이불을 깨끗이 세탁하고 완전히 건조했는데도 콧물, 가려움 등의 증상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자가 관리만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이불 세탁 주기를 지키고 침실 환기와 적정 습도 유지를 함께 신경 쓰는 것이 진드기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