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세수를 하다가 코를 풀면 피가 살짝 섞여 나오거나, 밤새 자는 동안 콧속이 건조해지면서 가볍게 코피가 나는 경우가 가을이 깊어질수록 늘어난다. 실내 습도가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속 점막이 쉽게 갈라지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가습기로 실내 공기 습도를 높이는 것만큼 콧속 점막에 직접 보습 연고를 발라주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코 안쪽을 덮고 있는 비강 점막은 얇고 혈관이 촘촘하게 몰려 있어 작은 자극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점막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며 공기가 건조해지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점막 표면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한다. 이 과정에서 점막이 갈라지고 작은 혈관이 터지면서 코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많은 가정에서 코피를 막기 위해 가습기를 먼저 떠올리지만, 가습기는 방 안 공기 전체의 습도를 끌어올리는 장치일 뿐 콧속 점막에 수분을 직접 전달하지는 못한다. 침실 습도를 40~60퍼센트로 맞춰도 코로 들어오는 공기가 점막을 지나는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수분을 공급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만큼 점막 표면에 직접 바르는 보습 제품의 역할이 따로 필요하다.
이때 쓸 수 있는 것이 바셀린 성분 등이 들어간 순한 보습 연고다. 연고를 점막 표면에 얇게 발라두면 일종의 막이 형성돼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점막이 갈라지는 것을 막아준다. 코피가 잦은 사람일수록 가습기만 믿기보다 연고로 점막을 직접 보호하는 방법을 함께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면봉으로 소량씩 발라주는 것이 안전 /사진=AI 생성 이미지
연고를 바를 때는 손가락 대신 깨끗한 면봉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면봉 끝에 콩알보다 작은 양을 묻혀 콧구멍 입구에서 1~2센티미터 안쪽, 손이 닿는 범위까지만 살살 발라주면 된다. 너무 깊숙이 밀어 넣으려 하거나 양을 많이 바르면 오히려 자극이 되거나 숨 쉴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소량을 얇게 펴 바르는 정도로 충분하다.
사용 횟수는 아침에 일어난 뒤와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두 차례 정도가 적당하다. 외출 전이나 난방이 강하게 돌아가는 사무실, 장시간 비행기를 탈 때처럼 공기가 유독 건조한 환경에 놓이기 전에 발라두면 효과를 더 볼 수 있다. 어린아이는 스스로 바르기 어려우므로 보호자가 면봉으로 소량만 발라주고, 삼키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연고와 함께 실내 환경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실내 습도는 40~60퍼센트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가습기를 쓴다면 물통과 필터를 자주 세척해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난방기나 온열기 바람이 얼굴이나 코 쪽으로 직접 향하지 않도록 방향을 조절하고, 물을 자주 나눠 마셔 몸 전체의 수분 균형을 챙기는 것도 점막 건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 40~60퍼센트 유지가 중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생활 습관에서도 몇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코를 세게 풀면 약해진 점막에 압력이 가해져 쉽게 터질 수 있으므로 한쪽씩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손이나 손톱으로 콧속을 긁거나 파는 습관도 점막에 상처를 내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여서 되도록 피해야 한다. 식염수 스프레이로 콧속을 가볍게 적셔주는 것도 보조적으로 쓸 만하다.
그럼에도 코피가 났다면 고개를 뒤로 젖히지 말고 앞으로 살짝 숙인 채 콧날 아래 부드러운 부분을 엄지와 둘째손가락으로 10분 정도 꾹 눌러주는 것이 올바른 지혈 방법이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피가 목뒤로 넘어가 삼켜지면서 속이 불편해지거나 사레가 들릴 수 있어 오히려 좋지 않다.
압박을 충분히 했는데도 15분이 넘도록 피가 멈추지 않거나, 한 달에 여러 번 반복되거나, 한쪽이 아닌 양쪽 코에서 동시에 많은 양이 나온다면 단순 건조가 아닌 다른 원인일 수 있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환절기에는 연고로 점막을 보호하고 실내 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습관이 코피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