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준비를 위해 냉장고 문을 열 때, 손을 씻었다고 안심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냉장고 문손잡이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이 닿는 곳이면서도 정작 청소할 때는 자주 빠지는 위생 사각지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조리 전후 손 씻기만큼 문손잡이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가정 내 교차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을 안내하면서 조리대나 식탁뿐 아니라 자주 만지는 표면의 위생 관리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냉장고 문손잡이는 날고기나 생선을 만진 손, 설거지 전 그릇을 든 손이 반복해서 닿는 지점이어서 세균이 쌓이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가정에서 세균 검사를 해보면 식탁이나 도마보다 문손잡이, 수도꼭지, 리모컨처럼 여러 사람이 수시로 만지는 물건에서 세균이 더 많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식탁은 식사 전후 닦는 습관이 자리잡혀 있지만, 냉장고 손잡이는 매번 닦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얼룩이 있을 때만 닦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손잡이에 남은 세균이 냉장고 안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이다. 반찬을 꺼내거나 넣을 때 손잡이를 잡았던 손으로 곧바로 음식 용기를 만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이 음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조리 중 날고기나 날생선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냉장고를 열면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이 손잡이에 묻을 가능성이 있다.

날고기 만진 손, 바로 손잡이 잡으면 위험 /사진=AI 생성 이미지
냉장고 손잡이뿐 아니라 가정 안에는 비슷한 위험을 가진 곳이 여럿 있다. 현관문 손잡이, 수도꼭지, TV·에어컨 리모컨, 휴대전화 화면 등은 모두 여러 사람이 자주 만지면서도 정기적인 소독에서는 소외되기 쉬운 물건이다. 공동생활공간에서는 이런 고접촉 표면이 가족 구성원 간 감염 전파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손 위생만큼 생활환경 표면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을 씻는 습관이 자리잡아 있어도, 씻은 손으로 오염된 손잡이를 다시 만지면 애써 씻은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환절기나 장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이런 간접 접촉이 가족 내 감염 확산의 숨은 원인이 될 수 있다.
냉장고 손잡이 관리를 위해서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주방용 세정제를 묻힌 천이나 알코올 티슈로 문손잡이와 주변 표면을 하루 한 번 정도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세균 축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장을 보고 온 날이나 날고기를 손질한 뒤에는 손잡이를 한 번 더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알코올 티슈로 매일 닦는 습관이 중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닦을 때는 손잡이의 윗면과 아랫면, 손가락이 걸리는 틈새까지 꼼꼼히 신경 써야 한다. 많은 사람이 손잡이 표면만 겉으로 훑고 지나가지만, 세균은 손가락이 자주 닿는 틈새와 모서리에 더 많이 쌓이는 경향이 있다. 소독용 티슈를 사용할 경우 알코올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린 뒤 손잡이를 다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유아나 노약자, 면역력이 낮은 가족이 있는 집에서는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린아이는 냉장고 손잡이를 잡은 손으로 바로 입이나 얼굴을 만지는 경우가 많아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가정 내 고접촉 표면 소독이 감염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결국 냉장고 손잡이 위생은 거창한 도구 없이도 매일의 작은 습관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리 전후 손 씻기와 함께 문손잡이, 수도꼭지, 리모컨 같은 고접촉 표면을 주기적으로 닦는 습관을 들이고, 날고기나 날생선을 만진 손으로는 곧바로 냉장고를 열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 중 장염이나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표면 소독 주기를 더 짧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