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두꺼운 니트나 코트를 꺼내려고 옷장 문을 열었다가 쉰내 섞인 냄새나 희끗한 얼룩을 발견하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 장마철 습기를 머금은 채 오랫동안 접어두거나 걸어둔 옷은 환절기에 곰팡이 냄새의 근원이 되기 쉽다. 입기 전에 옷감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옷장은 문을 자주 열지 않고 옷이 빽빽하게 걸려 있어 공기 순환이 잘 안 되는 밀폐 공간이다. 여기에 여름철 높은 습도와 세탁 후 덜 마른 옷의 수분이 더해지면 내부 습도가 쉽게 치솟는다. 이런 환경이 몇 주에서 몇 달 지속되면 섬유 사이사이에 곰팡이 포자가 서서히 자리를 잡게 된다.
옷에 생기는 곰팡이는 검은곰팡이나 푸른곰팡이 계열이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에는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흙냄새나 쉰 듯한 냄새가 먼저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 냄새가 가장 빠른 신호가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흰색, 녹색, 검은색 점 모양의 얼룩이 섬유 표면에 번져 나간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은 곰팡이 포자를 들이마시면 비염이나 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체질이 있는 사람, 영유아와 고령자는 곰팡이 핀 옷을 입거나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피부 가려움이나 발진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이 약한 가족이 있는 집일수록 점검이 중요하다.

섬유에 번진 곰팡이 얼룩을 확대한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곰팡이가 의심되면 옷을 코에 가까이 대고 쉰내나 흙냄새가 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밝은 곳에서 옷을 펼쳐 빛에 비춰 보면 맨눈으로 놓치기 쉬운 희미한 점 얼룩을 찾아낼 수 있다. 맨손으로 만지기 전 마스크를 쓰고 비닐장갑을 끼는 것이 포자 흡입과 피부 접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곰팡이가 확인된 옷은 다른 세탁물과 섞지 말고 따로 분리해 세탁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탁 라벨을 확인한 뒤 가능하다면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희석한 물에 잠시 담가두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탁 후에는 완전히 건조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금방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바싹 말려야 한다.
울이나 캐시미어처럼 물세탁이 어려운 소재는 집에서 억지로 비비거나 세게 문지르면 섬유가 상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세탁소에 맡겨 전문적인 드라이클리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옷감 손상을 줄이면서 곰팡이와 냄새를 함께 없애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얼룩이 심하거나 넓게 퍼진 경우도 전문 세탁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다.

보관 전 완전 건조가 곰팡이 예방의 핵심 /사진=AI 생성 이미지
옷을 다시 옷장에 넣을 때는 수분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손으로 직접 만져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습기가 남은 상태로 넣으면 좁은 공간 안에서 곰팡이가 빠르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옷장 문을 주기적으로 열어 환기하고 제습제나 숯 주머니를 함께 넣어두면 내부 습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옷을 옷장에 걸 때는 서로 맞붙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을 두어 공기가 흐를 틈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밀폐된 플라스틱 수납함보다는 통풍이 되는 부직포 커버나 종이 상자를 활용하면 습기가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환절기마다 옷장 바닥과 안쪽 벽면에 습기나 얼룩이 없는지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세탁과 건조를 마쳤는데도 특정 옷을 입을 때마다 피부가 가렵거나 발진, 기침, 콧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곰팡이 알레르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에는 계절 옷을 넣기 전 완전 건조, 보관 중 정기 환기, 꺼낸 뒤 냄새 확인이라는 세 단계를 지키는 것이 옷장 곰팡이를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