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난 오후 1~2시쯤 눈이 저절로 감기는 경험은 많은 직장인과 학생에게 익숙하다. 전문가들은 짧은 낮잠이 오후 집중력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자는 시간과 시간대를 잘못 고르면 오히려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수면학회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낮잠은 10~20분 안팎으로 짧게 자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이 시간대에는 아직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지 않아 깨어난 뒤에도 머리가 맑고 몸이 가벼운 느낌을 받기 쉽다.
반면 30분을 넘겨 자면 뇌가 서서히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한다. 이 상태에서 알람에 깨면 오히려 멍하고 무기력한 느낌이 한동안 이어지는데, 이를 수면무력증이라 부른다. 운전이나 중요한 업무 전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90분 가까운 긴 낮잠은 한 번의 수면 주기를 완전히 마치고 깨기 때문에 비교적 상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길게 자고 나면 몸에 쌓여야 할 야간 수면 압력이 낮 시간에 소모돼, 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 쉽게 잠들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길게 잔 낮잠은 깨어난 뒤 멍한 수면무력증을 부를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낮잠을 자는 시간대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를 권장하는데, 이 시간은 생체리듬상 자연스럽게 졸음이 몰리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반면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에 낮잠을 자면 생체시계가 흐트러지고 멜라토닌 분비 시점이 늦춰져 밤잠 시작이 미뤄질 수 있다.
노년층은 야간 수면이 얕고 자주 깨는 경우가 많아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잠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긴 낮잠이 오히려 야간 불면과 맞물려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낮잠 길이를 스스로 조절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낮잠에 더 신중해야 한다. 밤에 잠들기 어려운 사람이 낮에 길게 자면 그만큼 밤에 쌓여야 할 졸음이 줄어 다음 날 밤 수면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의료진은 낮잠을 아예 자제하거나 아주 짧게 제한하라고 권고하는 편이다.

낮잠이 길면 불면증 환자는 밤잠이 더 나빠질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짧고 효율적인 낮잠을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있다. 낮잠 직전에 커피를 한 잔 마셔두면 카페인이 흡수되는 20분 전후 시점에 맞춰 깨어날 수 있어 개운함을 더할 수 있다. 조명을 어둡게 하고 알람을 미리 맞춰두는 것도 지나치게 오래 자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직장이나 학교처럼 눕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짧게 눈을 감는 정도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목받침이 있는 의자나 쿠션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낮잠을 충분히 조절해도 낮에 졸음이 가시지 않거나 밤잠이 지속적으로 설친다면 단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불면증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