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눈이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뻑뻑하고 시큰거린다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은 단순한 안구건조증으로 여기고 인공눈물을 넣는 데 그치지만, 증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면 눈꺼풀 안쪽에 있는 기름샘인 '마이봄샘'이 막힌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봄샘은 위아래 눈꺼풀 테두리에 촘촘히 박혀 있는 작은 기름샘으로, 눈을 깜빡일 때마다 기름 성분을 눈물막 표면에 얇게 발라 눈물이 빨리 마르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름층이 제 기능을 못 하면 눈물이 아무리 많아도 금세 증발해 버려, 겉보기엔 안구건조증과 비슷하지만 실제 원인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가을에는 기온과 습도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마이봄샘에서 분비되는 기름 성분이 평소보다 굳기 쉬워진다. 끈적해진 기름이 샘 입구를 막으면 눈물막의 기름층이 얇아지거나 끊어져, 수분 부족형 건조증과는 구분되는 증발형 건조증이 나타난다.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와 겹치면서 실내 공기가 더욱 건조해지는 점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봄샘이 막혔을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일반 건조증과 조금 다르다. 아침에 눈뜨기가 유난히 힘들고 눈꺼풀 가장자리가 붉어지거나 비늘 같은 각질이 붙어 있으며, 눈물이 거품처럼 뽀글거리기도 한다. 시야가 흐려졌다가 눈을 깜빡이면 다시 맑아지는 변화가 반복되는 것도 눈꺼풀 기름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는 신호다.

눈꺼풀 가장자리 붉어짐은 마이봄샘 문제 신호 /사진=AI 생성 이미지
나이가 들수록 마이봄샘 기능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하거나 눈 화장을 짙게 하는 습관도 샘 입구를 막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면 깜빡임 횟수가 줄어 기름이 고르게 퍼지지 못하는데, 환절기 실내 난방으로 공기가 건조해지면 이런 영향이 한층 두드러진다.
대한안과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은 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수분 부족이 아니라 눈꺼풀 기름샘 기능 저하에서 비롯된 증발형 건조증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원인을 구분하지 않고 인공눈물만 사용할 경우 당장의 불편은 줄어들어도 근본적인 증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안과에서는 세극등현미경으로 눈꺼풀 테두리와 마이봄샘 입구 상태를 직접 살펴보고, 눈물이 마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는 눈물막파괴시간 검사를 함께 진행해 건조증의 유형을 가늠한다. 최근에는 적외선 영상으로 마이봄샘의 모양과 손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마이보그래피 검사를 활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극등 검사로 마이봄샘 막힘 여부 확인 /사진=AI 생성 이미지
마이봄샘 막힘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따뜻한 찜질로 굳은 기름을 녹여 흐름을 되살리는 방법이 가장 기본으로 권장된다. 따뜻한 물수건이나 온열 안대를 눈꺼풀에 5~10분가량 올려두고, 이후 전용 세정제나 베이비 샴푸를 희석한 물로 눈꺼풀 테두리를 부드럽게 닦아내는 눈꺼풀 위생 관리를 함께 하면 도움이 된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이나 견과류를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도 눈물막의 기름 성분 질을 개선하는 데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내 습도를 40~60퍼센트 수준으로 유지하고, 눈 화장을 할 때는 속눈썹 라인에 바로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증상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을 2주 이상 꾸준히 해도 뻑뻑함이나 이물감이 나아지지 않거나, 시야가 자주 흐려지고 눈꺼풀이 붓고 아프다면 자가 관리에 의존하기보다 안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환절기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일시적인 건조증으로 넘기지 말고 마이봄샘 상태를 점검받아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