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거나 독감으로 며칠 몸을 가누지 못하고 누워 있다가 다시 걸으려 하면 다리에 힘이 쭉 빠진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근육이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 이른바 근손실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근육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되찾는 데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린다.
평소 다니던 운동을 며칠 쉬는 정도라면 근육량에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술이나 부상, 심한 몸살 등으로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사정이 다르다. 몸을 쓰지 않는 순간부터 근육 단백질을 새로 만들어내는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근력과 근육량이 서서히 줄어드는 과정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사흘에서 닷새만 이어져도 근력 저하가 측정될 수 있고,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지나면 눈으로도 근육이 가늘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만 쉬는 경우라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손실이 진행되는 속도와 정도는 나이와 평소 영양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고령층이나 평소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사람, 당뇨 등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은 같은 기간 움직이지 않아도 근육이 더 빨리, 더 많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빠진 근력은 낙상이나 골절 위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수술 후 입원했거나 중환자실에서 장기간 누워 지낸 환자에게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다리 근육은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을 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부위로 꼽힌다.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근손실 회복엔 꾸준한 저강도 운동이 도움 /사진=AI 생성 이미지
근육을 되찾는 데 걸리는 기간은 근육을 잃은 기간보다 훨씬 길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짧은 기간 빠진 근육이라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그보다 두세 배 이상의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리 예방하는 쪽이 회복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부상이나 수술 등으로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도 의료진과 상담해 가능한 범위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근손실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깁스를 한 다리라도 주변 관절을 가볍게 움직이거나, 침대에서 할 수 있는 등척성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이 줄어드는 속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충분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몸을 쓰지 않는 상태에서는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합성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오히려 더 신경 써서 고기, 생선, 달걀, 콩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움직이지 못했던 기간이 끝나고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는 예전 강도로 곧바로 돌아가기보다 가벼운 걷기나 저항 밴드를 이용한 저강도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무리하게 운동 강도를 올리면 약해진 관절과 인대에 부담이 가 다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별히 다친 곳이 없는데도 짧은 기간 안에 힘이 눈에 띄게 빠지거나, 체중과 근육량이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줄어드는 경우에는 단순한 근손실이 아니라 근감소증이나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