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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자려면 식탁부터 점검, 식이섬유와 수면의 질 연관성 확인

식사·수면 기록 4,793건 분석, 채소·통곡물 섭취와 깊은 잠의 관계 주목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잠 잘 자려면 식탁부터 점검, 식이섬유와 수면의 질 연관성 확인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밤마다 잠을 설치면 베개를 바꾸거나 수면에 좋다는 영양제를 찾기 쉽다. 그러나 숙면을 위한 점검은 침실 밖에서도 필요하다. 낮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저녁에 식사량이 지나치게 몰리지는 않았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하루의 식사 구성이 그날 밤 수면 양상과 관련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지난 8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에 일상적인 식사와 수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는 실시간 식사 기록과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수면 자료가 활용됐다. 분석 규모는 여러 참여자의 밤별 기록을 합친 4,793건으로, 참여자 4,793명을 뜻하는 수치는 아니다. 연구팀은 전날의 식사와 수면 상태를 고려해 당일 식생활과 그날 밤 수면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섭취 열량 대비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한 경우 깊은 수면과 렘수면의 비중이 높고 얕은 수면의 비중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수면 중 평균 심박수도 낮게 나타났다. 하루에 먹은 식물성 식품의 종류가 다양하거나 원형에 가까운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많은 경우에도 야간 심박수가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변화의 크기는 비교적 작았으며, 이를 특정 음식이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저녁 식사에 관한 결과는 ‘오래 자는 것’과 ‘잘 자는 것’을 구분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취침 전 6시간 동안 하루 섭취 열량의 더 많은 부분을 먹은 경우 총수면 시간은 다소 길었지만, 야간 심박수도 높았다. 연구에서 정한 저녁 식사 비중을 곧바로 야식이나 과식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다만 수면 시간을 늘리려고 밤에 많이 먹는 방식이 숙면 전략으로 뒷받침된 것은 아니다.

이번 결과를 생활에 적용할 때는 식이섬유 보충제부터 구입하기보다 평소 식단의 구성을 살펴보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흰쌀밥 위주의 식사에 잡곡을 조금 섞거나, 반찬에 채소와 콩류를 더하는 식이다. 바쁜 날 빵과 음료로 끼니를 해결했다면 하루 식사에서 통곡물과 채소가 얼마나 빠졌는지 돌아볼 수 있다. 이는 특정 식품을 수면제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식사의 질을 점검하는 실천 예시다.

중요한 것은 음식 하나에 과도한 기대를 걸지 않는 일이다. 이번 연구는 식단을 무작위로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연구다. 통계적으로 여러 조건을 고려했더라도 식사가 수면 변화를 직접 일으켰다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채소를 먹은 날 잠을 잘 잤다는 개인적인 경험 역시 스트레스, 활동량, 취침 시간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함께 받았을 수 있다.

식생활 점검과 함께 기본적인 수면 습관도 유지해야 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잠들기 전 과한 식사와 음주 피하기, 조용하고 서늘하며 어두운 침실 환경을 권고한다. 카페인의 영향은 최대 8시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늦은 오후에 마신 커피도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저녁 식사뿐 아니라 마지막 커피를 마신 시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식단과 생활 습관을 조정해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문제가 이어진다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나 복용 중인 약물이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숙면을 위한 식사는 건강관리의 한 부분이며, 지속되는 수면 문제를 음식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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