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회식과 동창 모임이 이어지면서 다이어트 중인 직장인들 사이에서 무알코올 맥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술자리 분위기는 즐기면서 열량 부담은 줄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그러나 무알코올 맥주가 곧 다이어트에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1퍼센트 미만인 음료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 상당수는 알코올을 아예 넣지 않거나 발효 후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맥아와 홉으로 맥주 특유의 향과 탄산을 살리되 취기를 유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맥주는 알코올 자체가 1그램당 약 7킬로칼로리를 내는 만큼 열량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무알코올 맥주는 이 알코올 열량이 빠지는 만큼 같은 양을 마셔도 전체 섭취 열량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무알코올이 무열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발효 과정에서 남는 당분이나 맛을 보완하기 위해 첨가되는 당류가 들어간 제품이 적지 않아,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열량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구매 전 영양성분표에서 열량과 당류 항목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열량과 당류 표시 꼼꼼히 살펴야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알코올이 없다는 안도감이 오히려 섭취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취하지 않으니 괜찮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많은 캔을 연달아 마시게 되면, 낱개 열량이 낮더라도 누적 섭취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다이어트 실패의 더 큰 변수는 맥주 자체보다 함께 곁들이는 안주인 경우가 많다. 튀김이나 짭짤한 마른안주는 무알코올 맥주와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꼽히지만, 열량과 나트륨 섭취를 크게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코올이 포만감을 관장하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자극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무알코올 맥주는 이 알코올 성분이 빠져 있는 만큼 같은 방식의 식욕 자극 효과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련 연구가 충분히 축적된 상태는 아니다.

안주와 음주량 조절이 관건 [그림=메디닉스DB]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 구매 시 영양성분표의 당류 함량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무알코올 맥주 중에도 당류가 상대적으로 높게 표기된 제품이 있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무알코올 맥주를 다이어트 식단의 보조 수단 정도로 여기되, 식사나 물을 대체하는 용도로 삼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하루 한 캔 이내로 양을 정해두고, 곁들이는 안주는 채소나 견과류처럼 열량 부담이 적은 것으로 바꾸는 편이 도움이 된다.
가을 모임이 잦은 시기일수록 술자리 자체를 무리하게 피하기보다 마시는 양과 곁들이는 음식을 조절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공복 상태로 자리에 가지 않고, 물이나 탄산수를 중간중간 섞어 마시면 전체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다른 체중 변화나 소화 불편이 이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