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의자에서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고 뻣뻣하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반복되는 무릎 통증은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리는 무릎 골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약물이나 수술 외에도 보조기와 수중운동, 근력운동 등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관리 방법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무릎 골관절염은 관절을 이루는 연골뿐 아니라 연골 아래 뼈와 활막, 인대 등 관절 전체에 변화가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흔히 연골이 닳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단순한 마모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와 체중, 과거의 무릎 부상, 반복적인 관절 사용, 근력 저하,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증상은 움직일 때 심해지는 통증과 뻣뻣함이다. 초기에는 오래 걷거나 계단을 이용한 뒤에만 불편할 수 있지만 진행되면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한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굳은 느낌이 들거나 움직일 때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거나 무릎을 완전히 펴고 굽히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발표된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 약 1만 명이 참여한 139개 임상시험을 종합해 12가지 비약물적 치료법을 비교했다. 분석 대상에는 무릎 보조기와 깔창, 운동, 수중치료, 테이핑, 전기자극, 레이저, 충격파, 초음파 치료 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무릎 보조기는 통증과 관절의 뻣뻣함, 신체 기능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따뜻한 물속에서 운동하는 수중치료는 통증 감소에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였고, 일반적인 운동도 통증과 기능 개선에서 일관된 이점을 나타냈다. 반면 초음파 치료는 여러 평가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다만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모든 무릎 통증 환자가 같은 보조기를 사용하거나 동일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보조기는 관절의 어느 부위가 손상됐는지, 다리 정렬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종류와 사용법이 달라진다. 맞지 않는 보조기를 장시간 착용하면 피부 압박이나 불편을 유발하고 잘못된 보행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운동 역시 통증을 참으면서 강하게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무릎 골관절염 관리에서는 허벅지 앞쪽 근육과 엉덩이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운동이 활용된다. 물속에서는 체중 부하가 줄어 지상에서 걷기 힘든 환자도 비교적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운동의 종류와 강도는 통증 정도와 근력, 동반질환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체중이 늘면 걸을 때 무릎이 받는 하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통증이 있다고 움직임을 완전히 줄이면 근력이 더 약해지고 관절 기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릎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관절이 붉게 변하고 열이 나는 경우, 외상 이후 체중을 싣기 어려운 경우에는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잠을 깨울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이 자주 잠기고 힘없이 꺾이는 증상도 검사를 받아야 할 신호다. 류마티스관절염과 통풍, 반월상연골판 손상 등 다른 질환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단순한 비약물적 관리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기능 개선에 의미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포함된 임상시험마다 환자 특성과 치료 기간, 연구 규모가 달라 치료 순위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고 개인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보조기, 약물치료를 조합하는 접근이 중요하다.